금융
구주매출·오버행·실적악화 ‘걸림돌’ 작용
비교그룹 주가 상승…주주환원책 발표 예정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케이뱅크와 토스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이 지연되면서 서울보증보험 상장에도 먹구름이 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토스가 기업공개(IPO) 절차를 중단했다. 토스는 국내 대신 미국 상장을 준비 중이다.
토스가 국내 대신 미국으로 방향을 선회한 이유는 국내에서 10조원이 넘는 몸값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토스 관계자는 “미국 상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상장 절차를 중단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18일 케이뱅크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나타내자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케이뱅크는 공모구조를 변경해 내년 1월 다시 도전할 방침이다. 전날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다시 정비해서 1월에 (IPO를)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IPO를 추진하면서 시장의 수요를 어느 정도 확인했다”며 “시장 친화적으로 공모구조를 정비해서 시도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케이뱅크·토스와 같은 대어급 금융주로 묶이는 서울보증도 상장 준비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나온다. 서울보증은 지난 21일 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8월 13일 상장 예심 청구서를 제출한 지 2개월 만이다. 서울보증은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케이뱅크와 마찬가지로 서울보증도 구주매출 문제를 떠안고 있다. 서울보증은 공모 예정 주식수의 100%가 구주매출로 이뤄져 있다. 이는 케이뱅크의 구주매출 비중(50%)보다 두 배나 높은 수준이다. 구주매출은 공모 자금이 회사에 돌아가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서울보증 최대주주 예금보험공사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도 발목을 잡고 있다. 예보는 서울보증 지분 93.85%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보증에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서울보증이 2027년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공적자금은 6조원이다.
앞서 서울보증은 지난해 한 차례 상장에 도전했다 실패했다. 지난해 서울보증은 기업가치를 2조7580억~3조6168억원으로 설정했으나 공모가 희망밴드(3만9500~5만1800원) 하단 이하로 주문이 몰리면서 IPO를 철회했다.
올해는 서울보증의 순익이 감소하면서 상장 흥행이 더 불투명해지는 모양새다. 서울보증은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57.8% 감소한 79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이 급감하면 서울보증이 IPO 추진 당시 강점으로 내세운 배당성향 50%를 지키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다만 작년보다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서 비교기업으로 설정한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의 주가가 오른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1년 전인 지난해 10월 30일 주가가 각각 25만2500원, 8만6600원이었으나 이날 기준으로 각각 34만6500원, 11만1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서울보증은 지난해 실패 사례에서 거론된 우려를 해소할 만한 촘촘한 상장 전략을 준비할 방침이다. 서울보증 관계자는 “상장 전 배당에 관한 내용 등을 담은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것”이며 “지분을 추가적으로 매각할 때 시장 상황을 고려해 물량이나 시기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는 IPO 성공을 위해 컨설팅업체 BCG로부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 자문을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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