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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뉴욕 양키스가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무더기로 쏟아진 실책으로 자멸했다. 반대로 LA 다저스는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다저스는 3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WS) 5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7-6으로 승리하며 시리즈에 종지부를 찍었다.
▲ 선발 라인업
다저스 :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우익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맥스 먼시(3루수)-키케 에르난데스(중견수)-토미 에드먼(유격수)-윌 스미스(포수)-개빈 럭스(2루수), 선발 투수 잭 플래허티.
양키스 : 글레이버 토레스(2루수)-후안 소토(우익수)-애런 저지(중견수)-재즈 치좀 주니어(3루수)-지안카를로 스탠튼(지명타자)-앤서니 리조(1루수)-앤서니 볼피(유격수)-오스틴 웰스(포수)-알렉스 버두고(좌익수), 선발 투수 게릿 콜.
이날 경기 전까지 1903년 월드시리즈가 시작된 이후 1~3차전에서 모두 무릎을 꿇은 사례는 24번이었다. 그 중에서 21번의 경우 4연패로 스윕패를 당했고, 단 세 팀만 4차전에서 승리하고 1승 4패로 시리즈를 마쳤다. 즉 '패패패승승'을 기록한 팀은 없었는데, 양키스가 이를 해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무더기 실책을 쏟아내며 자멸하면서, 결국 다저스가 1981년 이후 무려 43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양키스를 또 한 번 무너뜨리며 4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기선제압은 양키스의 몫이었다. 양키스는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후안 소토가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틀었다. 그리고 타석에서는 '홈런왕' 애런 저지가 들어섰다. 시리즈 내내 16타수 2안타로 침묵하고 있던 저지.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저지는 다저스 선발 잭 플래허티가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93.7마일(약 150.8km)의 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홈런을 폭발시켰다.
저지가 침묵을 깨며 양키스에 선취점을 안긴 가운데, 곧바로 추가점까지 만들어냈다. 후속타자 재즈 치좀 주니어가 2B-1S에서 플래허티의 직구를 노렸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직구를 힘껏 퍼올린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치좀 주니어 또한 홈런임을 직감, 힘차게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스코어는 0-3.
양키스는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나갔다. 전날(30일) 만루홈런을 폭발시키는 등 결자해지했던 앤서니 볼피가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터뜨리며 만들어진 1사 3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알렉스 버두고가 4점째를 뽑아냈다. 이 안타로 양키스는 다저스 선발 플래허티를 끌어내렸다. 다만 이어지는 2사 만루 찬스에서 추가점을 뽑아내진 못했는데, 3회말 다시 간격을 벌렸다.
3회말 이번에는 선두타자로 나선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다저스의 바뀐 투수 라이언 브레이저의 초구를 힘껏 밀어쳐 우월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이번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무려 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MVP로 선정됐던 스탠튼은 7번째 아치를 그리며 뉴욕 양키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하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경기는 5회 균형이 맞춰졌다.
순항하던 양키스의 자멸, 다저스의 강력한 집중력이 돋보였다. 선두타자 키케 에르난데스가 안타로 출루한 뒤 토미 에드먼이 평범한 중견수 뜬공성 타구를 보냈다. 그런데 이때 저지가 치명적인 포구 실책을 범하더니, 후속타자 윌 스미스의 유격수 땅볼 타구에 또다시 실책이 발생했다. 유격수 볼피가 3루로 향하던 주자를 잡아내기 위해 뿌린 송구가 정확하게 치좀 주니어에게 전달되지 못하면서 모든 주자가 살아나갔다.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은 개빈 럭스와 오타니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큰 산들을 넘어섰는데, 또 어처구니 없는 수비가 나왔다. 무키 베츠의 1루수 땅볼성 타구에 콜이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지 않으면서 또다시 모든 주자가 살았다. 스코어는 1-5. 흐름을 탄 다저스는 프리먼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연속 적시타를 폭발시키며 순식간에 5-5로 균형을 맞췄다. 콜은 5점을 내줬지만, 연쇄적인 실책으로 인해 자책점은 단 한 점도 없었다.
양키스는 6회말 소토와 저지의 연속 볼넷 등으로 만들어진 1사 1, 3루에서 스탠튼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다시 리드를 되찾았는데, 마지막에 웃는 것은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8회초 이번에도 키케가 안타를 뽑아낸 뒤 에드먼이 연속안타, 윌 스미스가 볼넷을 얻어내며 무사 만루 찬스를 손에 쥐었다. 양키스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마무리' 루크 위버를 조기에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다저스는 럭스가 희생플라이로 균형을 맞췄고, 이어지는 1, 3루에서 무키 베츠가 다시 한번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7-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다저스는 8회말 1, 2루의 실점 위기를 탈출했고, 9회말에는 '선발' 워커 뷸러가 마무리 투수로 깜짝 등판해 실점 없이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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