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못하겠다고 하면 어쩌나…”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조만간 베테랑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의기투합할 계획이다. 이미 베테랑 개개인과 따로 만나 간단히 안부도 주고받고, 향후 계획도 공유했다. 특히 손아섭과의 만남이 의미 있었다.
이호준 감독은 2025시즌에 지명타자 로테이션을 실시할 계획이다. 전임감독은 지난 2년간 사실상 손아섭을 붙박이 지명타자로 썼다. 그러나 붙박이 지명타자는 주축들의 체력안배가 여의치 않고, 1군 선수 운영의 폭이 넓어지지 않는 단점도 있다. 현대야구에서 붙박이 지명타자는 공격력이 압도적이어야 한다.
이호준 감독은 손아섭과의 첫 독대를 통해 이를 설득할 요량이었다. 걱정이 많았다. “만나러 가면서 ‘저 좀 봐주십시오. 수비 좀 빼 주십시오, 수비 못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어쩌나 싶었다”라고 했다. 기우였다. 이호준 감독은 굳이 설득을 할 필요조차 없었다. 손아섭도 수비를 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호준 감독은 “의외였다. 레프트든 라이트든 어디든 상관없다고 하더라. 지명타자를 안 해도 상관없다고 하더라. 수비 준비를 잘 해서 내년엔 수비를 나가겠다며, 감사하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000안타를 할 수 있는 선수다. 몸만 건강하면 계속 잘할 수 있다며, 잘해보자고 훈훈하게 마무리했다”라고 했다.
손아섭도 지난달 31일 이호준 감독의 취임식 이후 “2023년 이전까지 지명타자를 해본 적이 없었다. 2022년까지 매년 수비를 1000이닝 이상 나갔다. 2023년부터 팀 구성상 나보다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팀이 이기려면 내가 지명타자를 들어가야 팀이 강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2023년에 처음으로 지명타자 비율이 올라갔다. 지난 2년간 지명타자 비중이 높았다”라고 했다.
실제 손아섭은 롯데 자이언츠 시절이던 2020년 1056⅔이닝으로 외야수 수비이닝 6위를 차지했다. 2019년에는 1066⅔이닝으로 3위, 2018년엔 1068⅔이닝으로 7위, 2017년엔 1210⅓이닝으로 2위, 2016년에도 1189이닝으로 2위였다. 롯데 시절엔 수비를 많이 했다.
손아섭은 “기록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매 시즌 이닝 1~2등을 했다. 수비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 수비를 잘 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 실력 이상으로 할 필요도 없고, 내 실력만큼만 한다면 감독님이 시즌을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손아섭이 예년처럼 수비를 많이 하려면 무릎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손아섭은 7월4일 창원 SSG 랜더스전서 수비를 하다 오른 무릎 후방십자인대를 다쳤다. 시즌 막판 복귀했지만, 정상적인 몸 상태는 아니었다. 시즌 종료 후에도 재활을 이어갔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 시점에서 몸 상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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