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알고 보면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2년 연속 FA 선물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KIA 타이거즈가 FA 시장을 사실상 관망한다. 오버페이를 하지 않고, 합리적 지출을 하겠다는 기조가 뚜렷하다. 2023-2024 시장에서도 그랬고, 이번 2024-2025 시장 역시 그렇다. 사실상 외부 영입의 뜻을 접고 내부 FA 임기영, 서건창 잔류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KIA의 마지막 외부 영입은 2021-2022 시장의 나성범이었다. 6년 150억원 계약을 맺었다. 당시에는 전력보강을 하려면 S급 나성범 영입이 필요했다. 돌아온 양현종과도 4년 103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결국 2022시즌에 2018년 이후 4년만에 포스트시즌 복귀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KIA는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이 없었다. 2022-2023 시장에선 박동원을 오히려 4년 65억원에 LG 트윈스에 내줬다. 이후 내부 FA는 대체로 꼬박꼬박 잡았다. 2023-2024 시장에서 김선빈과 4년 30억원, 고종욱과 2년 5억원 계약을 맺었다. 그에 앞서 시즌 종료 직전 김태군과 3년 25억원, 오프시즌 초반 최형우와 1+1년 22억원 비FA 다년계약도 체결했다.
결과적으로 KIA는 2월에 갑자기 부임한 이범호 감독에게 취임 FA 선물을 해주지 못했다. 내부 FA를 잡은 건 전력 유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외부 영입은 있었다. 서건창이었다. 당시 LG 트윈스에서 ‘셀프 방출’된 서건창과 1년 1억2000만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 계약을 FA 선물이라고 보긴 어렵다.
2024-2025 FA 시장도 비슷한 흐름으로 간다. 오히려 내부 FA 장현식이 4년 52억원에 LG 트윈스로 떠났다. 그러나 냉정히 볼 때 이번 FA 시장에서 최정(SSG 랜더스) 외에 S급은 없다. 괜찮은 매물들이 있지만, KIA는 공수 각 파트별 뎁스가 좋은 편이다. 보상선수 출혈을 하면서 영입할 FA가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물론 KIA가 심재학 단장 체제에서 외부 FA 영입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경쟁균형세 등 여러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니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이범호 감독은 부임 후 2년 연속 외부 FA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이것이 KIA의 V13 도전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로 이어지는 건 곤란하다. KIA는 그럼에도 2025시즌의 강력한 우승후보다. 단, LG의 작년 사례를 따라가지 않으려면 내부 육성 계획을 철저히 세워 장현식의 빈 자리도 메우고, 뉴 페이스들의 기량을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이미 올 시즌 도중 신인 조대현 등 투수들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트레드 애슬래틱에 보내 1개월 과외를 받게 했다.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 파견도 2년 연속 실시한다. 미국 유학도 준비 중이라는 게 심재학 단장 설명이다.
심재학 단장은 과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다른 팀들의 사례를 연구한다고 했다. 그 팀들이 왜 2연패에 실패했는지, 어떤 부분이 미흡했는지 보고 타산지석으로 삼겠다고 했다. 일례로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에 변우혁, 박정우, 김기훈 등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준주전급을 보내기도 했다.
KIA는 우선 임기영과 서건창,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붙잡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런 다음 내실을 철저히 다지면 2025시즌 통합 2연패로 가는 길을 닦을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FA 선물을 못 받아도 섭섭하지 않을 것이다. 3년 26억원 재계약이 강력한 동기부여 및 책임감을 부르는 동력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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