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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집 '사골 칼국수·생배추 보쌈 → 계림 '닭도리탕'
추억 담은 음식으로 과거·현재 공존하는 경험 선사해
[마이데일리 = 정새빈 인턴 기자] 서울에 위치한 을지로3가는 오랜 시간 동안 변화하는 도시 흐름 속에서도 특별한 매력을 유지하며 사랑받아왔다. 좁은 골목길과 오래된 간판들은 흘러간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맛집들이 자리 잡고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대련집 칼국수와 보쌈 그리고 계림 닭도리탕을 중심으로 이 지역의 음식 문화와 그 의미를 소개한다.
대련집의 칼국수: 한 그릇에 담긴 따뜻한 역사와 풍미
을지로3가에 위치한 대련집은 깊은 맛의 칼국수 한 그릇으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칼국수는 한국 전통 음식 중 하나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 국수 모양으로 잘라 만드는 요리다. 조선 시대 가정식에서 유래한 이 요리는 간단한 재료로 든든한 한 끼로 자리잡으며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왔다. 대련집 칼국수는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아 쫄깃한 면과 진하고 깊은 육수로 손님들을 매료한다.
대련집의 육수는 해물 육수를 사용하지 않고 사골로 우려낸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뼈와 고기를 수 시간 동안 끓여내어 만들어진 국물은 고소하고 진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국물 한 입을 들이키면 고기의 농후한 풍미가 입안에 퍼지고 면발과 어우러지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배어 나온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은 국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매 순간 한 숟가락마다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는 듯한 만족감을 준다. 고명으로 얹힌 얇게 썬 계란지단은 눈을 즐겁게 한다.
계림의 닭도리탕: 매콤함과 풍부한 마늘의 향연
2호선 을지로3가역 도보 12분 거리에 위치한 계림은 매콤하고 푸짐한 닭도리탕으로 유명하다. 닭도리탕은 닭고기를 양념과 함께 푹 끓여낸 요리로 조선 후기부터 전해 내려온 역사를 자랑한다. 계림의 닭도리탕은 그중에서도 마늘이 듬뿍 들어간 양념이 특징이다. 매콤하면서도 달큰한 소스에는 고춧가루 매운 맛이 톡 쏘며 다량의 마늘이 어우러져 깊고 진한 풍미를 선사한다.
계림의 닭도리탕은 한 번 맛보면 다시 찾지 않고는 못 배기는 중독적인 맛을 자랑한다.마늘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양념이 닭고기 속까지 스며들어 있어 첫 입부터 강렬한 맛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닭고기는 부드럽고 촉촉하며 살코기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어지면서 고소한 맛을 남긴다. 감자와 당근 같은 채소는 소스를 머금어 달콤한 맛과 매콤함이 함께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룬다. 손님들은 매콤함 뒤에 남는 마늘이 주는 은근한 단맛과 깔끔한 뒷맛에 빠져든다.
왜 을지로3가에는 오래된 맛집이 많을까? 을지로3가의 오랜 맛집들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지역의 역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을지로는 서울 산업 중심지로 수많은 공장과 공업 단지가 밀집해 있었다. 이곳을 오가던 노동자들과 상인들은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음식을 찾았다. 이에 따라 서민적인 식당들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이런 식당들은 세대를 넘어 단골 손님들의 발걸음과 함께 성장하며 전통의 맛을 이어가고 있다.
을지로3가는 도시 발전과 재개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시절의 모습을 간직하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을지로3가는 단순히 식사를 위한 장소를 넘어 시간의 켜를 간직한 공간이다. 대련집의 사골 칼국수와 계림의 닭도리탕은 그 오랜 세월 속에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진정한 '맛'의 의미를 전한다.
정새빈 인턴 기자 sb.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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