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56km 듀오의 등장.
SSG 랜더스는 올해 외국인투수 조합이 괜찮았다. 기량 미달의 로버트 더거를 빠르게 내보낸 게 적중했다. 드류 앤더슨이 150km대 중~후반의 패스트볼을 쉽게 찍으면서 탈삼진을 대량으로 생산해냈다.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압도적이지 않았으나 2선발로는 괜찮았다.
그러나 SSG는 2025시즌에 대비, 엘리아스를 포기하면서 ‘박찬호 도플갱어’ 미치 화이트를 영입했다. 화이트는 아직 30세다. 메이저리그 드림이 있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선 제구 기복, 다소 미흡한 경기운영능력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에만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을 전전했다.
그러나 화이트도 150km 중반을 손쉽게 찍는 투수다. 긁히는 날엔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쉽게 화이트의 공을 치지 못했다. 화이트에게 선발 한 자리를 보장한 팀이 있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었다.
SSG는 16일 화이트와의 계약, 17일 앤더슨과의 재계약을 차례로 발표했다. 아직 11월 중순인 걸 감안하면 대단히 빠른 인선. 그만큼 SSG가 이숭용 감독 체제의 마지막 시즌을 맞이하는 내년을 비장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로써 SSG는 150km대 중반의 공을 뿌리는 파이어볼러 원투펀치를 갖게 됐다. SSG에 따르면 화이트는 최고 156km을 뿌리고, 앤더슨도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평균 151km이었다. 156~157km를 쉽게 뿌렸다.
그동안 KBO리그에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외국인투수 2명 중 1명 정도는 이 정도 파이어볼러로 채우긴 했지만, 2명 모두 파이어볼러인 건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이다. 1994년생 동갑내기로서, 메이저리그 드림이 있는데도 SSG가 마음을 잘 사로잡았다.
SSG는 추신수가 4년간의 KBO리그 선수생활을 마치고 은퇴했다. 추신수가 떠난 대신 박찬호 도플갱어와 156km 듀오라는 볼거리를 마련하게 됐다. 앤더슨은 이미 KBO 적응이 끝났고, 화이트만 KBO에잘 적응하면 SSG 선발진의 위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사실 SSG는 타선의 힘은 여전히 나쁘지 않다.
또 하나. SSG 156km 듀오의 리그 안착은 올 시즌 부진한 김광현이 한결 편안한 환경에서 재기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김광현은 올 시즌 31경기서 12승10패 평균자책점 4.93으로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본래 커맨드, 컨트롤보다 힘으로 승부하던 투수인데, 올해 구위가 다소 떨어지면서 전반적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내년은 김광현이 3선발로 출발할 수 있다. 앤더슨과 화이트가 1~2선발을 맡으면서 김광현이 부담을 덜고 기량을 발휘하면 SSG는 1~3선발의 좋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곧 2025시즌 부활을 위한 서막이 될 수 있다. 우선 화이트의 연착륙이 최대 관심사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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