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3대 신평사, 등급 하향…상향 어려워
이달 말 800억 규모 회사채 발행 주목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롯데그룹 위기설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을 줄하향했다. 최근 롯데케미칼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 그룹의 유일한 금융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에 미칠 영향에 눈길이 쏠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이 지난해 롯데그룹 이슈로 강등한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수정했다. 당장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그룹 전체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도 올 1월부터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했다. 한기평 관계자는 “그룹의 계열사 지원 능력은 반영하지 않았다”며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가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증가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롯데캐피탈은 올 들어 롯데건설과 관련해 1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내주는 등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가 크게 늘었다. 계열사 신용공여는 지난해 말 1956억원에 불과했으나 올 6월 말 3660억원으로 반년 새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6월 말 기준 롯데건설 관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4434억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부터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했고 올해도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할부리스(캐피탈)업계에서 유일하게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다각화된 자산포트폴리오 구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롯데그룹의 계열지원 능력이 약해진 탓이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채무상환능력 약화로 이어졌는데 이 때문에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자금 조달 시 금리 부담이 가중된다. 또한 롯데캐피탈의 등급이 추가적으로 강등될 경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캐피탈사는 신용도 A급 이상만 여전채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A급 이하로 매겨질 경우 자금 조달에 큰 제약을 받게 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때까지는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 상향은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의 위기설로 롯데캐피탈의 등급이 추가적으로 하향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룹의 이슈로 강등됐으나 롯데캐피탈은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어 리스크가 낮다는 분석이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영업자산이 할부리스 28.5%(오토 13.9%, 일반14.6%), 기업대출 35.9%(부동산 PF 16.7%, 일반 18.1%, 개인사업자 1.1%), 가계대출 35.6%로 고르게 배분돼 있다”고 말했다.
롯데캐피탈의 유동성 지표와 자본적정성도 우수한 수준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1년 내 만기도래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142%다. 자산 규모의 축소와 누적된 이익규모를 바탕으로 6월 말 기준 조정 레버리지 배수는 6.3배다. 과거 대비 자본적정성이 개선됐다.
한국신용평가는 “현금성자산 약 1조5000억원과 미인출 약정 한도, 리스자산 등 우량자산 담보를 통한 유동화 가능성, 롯데그룹의 지원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 대응능력이 우수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롯데캐피탈의 회사채 발행에도 눈길이 쏠린다. 롯데캐피탈은 11월 말이나 12월에 800억원 규모의 3년물 회사채 발행에 나설 방침이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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