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진짜 가족이 통쾌한 액션과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그랜드볼룸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계획'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김정민 크리에이터를 비롯해 배우 배두나, 류승범, 백윤식, 로몬, 이수현이 참석했다.
'가족계획'(크리에이터 김정민 연출 김곡 김선)은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엄마가 가족들과 합심하여 악당들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이야기. '허쉬, '슈츠'의 김정민 작가가 크리에이터 및 각본 집필을 맡았고, 영화 '보이스'의 김곡, 김선 쌍둥이 형제 감독이 연출에 임했다.
이날 김정민 크리에이터는 "언젠가부터 내 아이, 남의 아이를 가리지 않고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학대하고 방임하고 심지어 살해하는 사건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아이들, 가족들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생각에서 이야기가 출발했다"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이라도 서로를 이해해보려 하고 서로 노력하고 애쓰다 보면 그게 진짜 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라고 작품의 시작을 전했다.
이어 "잔혹한 범죄자들이 있는 가상의 도시 금수시에 특별한 능력, 각자 일종의 특수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가족으로 위장해 금수시에 들어온다. 각자 비밀이 있어서 평범한 가족이 되기 힘든 사람들인데 어떻게 하다 보니 잔악무도한 악당들을 쳐부수며 점차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간악하고 전율을 느끼게 하는 극악무도한 죄인들을 아무리 인간의 법으로 처벌한다 해도 피해자들이나 유족들이 느끼는 감정은 사실 용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어떤 경우의 사적 제재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만 그들을 가장 확실하게 처벌할 수 있는 건 극단적으로 보자면 자신이 피해자에게 가했던 순간을 똑같이 심어줄 수 있다면, 물리적으로 큰 상처는 없더라도 가슴과 머릿속에 영원한 기억으로 심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확실하고 극단적인 처벌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도 표했다. 김 크리에이터는 "배두나, 류승범, 백윤식 이 세분은 자타공인 명불허전 캐스팅이 그냥 장르인 분들이라. 내가 뭘 따로 생각할 필요 없이 딱 대사 한마디, 첫 대사 한마디 하는데 바로 내가 바라는 캐릭터였다"며 "로몬 씨도 현장에서 너무 많이 준비해 와서 뭘 골라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열정적인 배우다. 이수현 씨는 이번이 처음이라 서로 걱정 아닌 걱정이 있었지만 엄청 연구하고 노력해서 말끔히 씻어냈다"고 전했다.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이자 아이들에게만큼은 다정한 엄마 '한영수' 역은 배두나가 맡았다. 배두나는 '가족계획'을 통해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고요의 바다' 이후 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배두나는 "우리 가족이 각기 기술이 있고 다른 기술들을 쓴다. 한영수의 기술은 브레인 해킹이다. 상대의 뇌를 장악하고 기억을 조작하고 기쁨이나 고통을 심을 수도 지울 수도 있는 아주 잔인한 기술"이라며 "한영수는 굉장히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캐릭터다. 극 전반에 걸쳐서 감정이 거의 삭제되고 결핍된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표현도 없고 크게 어떤 일에 동요되지 않는다. 하지만 딱 한 가지에만 집착하는 사람이고, 그것이 가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표정이 어렵지는 않았다. 그런데 내가 마음을 먹은 것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스타일이다. 그걸 숨기는 게 어려워서 브레인 해킹이나 이것저것을 할 때 그 부분이 티가 나서 감정이 보일까 했다"며 "보통은 삐져나오는 감정을 보여주는 연기를 선호하는데 그걸 막아야 했다. 나중에 우리 시리즈를 보시고 확인하시겠지만 특수한 상황에서 어떤 한 부분씩 감정이 보일 때가 있다. 그런 장면을 많이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능력을 감춘 채 어딘가 모르게 소심하지만 아내에게만큼은 무한 사랑꾼 아빠 '백철희'는 류승범이 연기한다. 디즈니+ '무빙'에서 뛰어난 액션 실력을 선보였던 류승범은 "액션을 또 한 번 했다. 열심히 했다. 액션팀들이 깜짝깜짝 놀라더라"라며 너스레를 떨더니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미리 연습할 수 있는 조건들이 안 됐다. 현장에서 모여서 미리 준비하고 많은 시간을 리허설해 가면서 했다. 다행히도 내가 내 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몸이 녹슬지 않았더라"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무빙'과의 액션 차별점에 대해서는 "그것 때문에 무술팀에서 고민을 많이 하셨다. 항상 다른 작품과의 차별성을 나보다 훨씬 더 많이 고민하시는 분들이다. 사실 배우 입장에서는 그분들이 만들어 놓은 합을 훈련하고 완성해 가는 역할을 한다"며 "굳이 차별성을 내가 말씀드리자면 '무빙'에서는 초능력을 가진 초능력자들끼리의 싸움이다. 여기서는 어쨌거나 초능력자들이 아니다. 물론 훈련받고 강한 사람들이지만 초능력이 없는 싸움이다. 그 부분이 차별점이라면 차별점이 아닐까 싶다"라고 짚었다.
까칠하지만 내심 가족들을 아끼는 할아버지 '백강성'은 백윤식이 분한다. 백윤식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첫 OTT 작품에 나선다.
백윤식은 "백강성은 때로는 멋대로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 다섯 명이 진정한 가족이 되기를 가장 바라는 인물이다. 특교대를 탈출한 신세라서 늘 조심하면서 살아가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이 손자, 손녀가 안쓰럽기도 하다"며 "(백강성의 팔뚝에) 일심(一心)이라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가족들이 늘 하나로 뭉치길 바라고 가족 간의 갈등을 중재해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정적이지만 단합된 가족의 큰 그림을 표현하는데 노력을 해봤다"라고 연기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첫 미팅 때 크리에이터님이 이번에는 좀 힘을 쫙 빼고 편하게 좀 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주문을 받았다. 그래서 대본을 읽어보니 또 대본에 다 나와있더라. 그런데 내 딴에는 열심히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 힘이 안 빠졌다"며 "작품의 캐릭터를 연구할 때는 대본에 다 나와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책만 잘 읽으면 얼마든지 좋은 캐릭터로 접근할 수 있었다. 손주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가족의 어떤 중심이라고 생각하며, 우리 '가족계획'을 할아버지의 개념에서 쭉 끌어당겨봤는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도 덧붙였다.
로몬은 따뜻하고 온화한 성격의 아들 '백지훈'을 맡는다. 첫 연기 도전에 나서는 모델 이수현이 17세 동갑내기이자 까칠하고 예민한 딸 '백지우'로 변신한다. 남매로 호흡을 맞추는 만큼 로몬은 "음부터 굉장히 친해질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너무 잘 다가와주고 마음을 열어줘서 나도 마음이 굉장히 열렸다. 촬영하는 내내 둘도 없는 친구처럼 촬영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수현 또한 "첫 작품이라서 많이 긴장하고 떨면서 현장에 갔었는데 가기 전부터 로몬 배우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현장에서 더 빠르게 힘을 줄 수 있었다. 항상 먼저 다가와주셔서 감사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배두나와 류승범의 부부 호흡 또한 '가족계획'의 기대 포인트다. 배두나는 "나는 너무 좋았다. 작품을 보시면 알겠지만 약간 친구 같은 부부다. 승범 씨가 극 중에서도 너무 자상하고 아내바라기지만 실제로도 정말 힐링되는 친구다. 세트에 있으면 분위기가 되게 좋아진다.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의지가 됐다"고 말했다. 류승범 또한 "부부처럼 편안한 느낌이었다. 아주 매력적이고 사랑스럽고 인간적으로 끌리는 부분들이 있다. 아주 자연스럽게, 억지스럽지 않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화답해 기대를 자아냈다.
이와 함께 백윤식은 "'오늘이 어제보다 더 가족 같지 않았냐'는 대사가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이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작품 상에 등장하는 빌런들과 싸우고 범죄조직을 응징한다. 이런 과정에서 가족들이 서로 의지하고 해결하고 응집돼서 진정한 가족의 공동체가 되지 않나 본다. 또 시청자 분들께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어떤지 이 작품을 통해서 한 번 다시 생각해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배두나는 또한 "해외 작품을 찍을 때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거나 액션, SF를 찍었는데, 왔다 갔다 찍은 한국 작품들이 어둡고 사회적인 문제들을 다뤘다. 그래서 조금 더 통쾌한 작품을 해보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 ('가족계획'은) 블랙코미디 적인 요소도 있다. 내가 아무래도 사회적인 문제에 공감하거나 마음이 끌리는 것 같다"며 "보통 태어날 때 가족이 있고 자연스럽게 만들어가지 않나. 그런데 이 가족을 보고 있으면 이렇게까지 간절하게 지키고 싶을까 할 정도로 처절하고 애타게 노력한다. 정말 끝까지 간다. 이번 작품은 그런 면에서 많이 울림이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거나 다름없다. 몸을 안 쓰고 머리를 쓰는 것도 차별점"이라고 짚어 눈길을 끌었다.
'가족계획'은 오는 29일 오후 8시 공개된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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