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 귀에 캔디처럼. 그는 빛나는 조력자다.
지난달 30일 KIA 타이거즈의 V12 페스타에서 화제를 모은 건 단연 김도영(21)과 변우혁(24)의 여장이었다. 변우혁은 백지영으로 분해 ‘내 귀에 캔디’를 열창했다. 그런데 과거 빅히트했던 그 노래는, 단연 피처링으로 참가한 옥택연의 강렬한 퍼포먼스가 ‘킥’이었다.
그 옥택연의 롤을, 외야수 박정우(26)가 맡았다. 박정우는 그라운드에서도, 장기자랑에서도 빛나는 조력자였다. 박정우의 카리스마 넘치는 공연 역시 호평을 받았다. 올 시즌 외야 슈퍼백업으로 팬들에게 사랑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박정우에게 2024년은 최고의 한 해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17년 2차 7라운드 64순위로 입단한 좌타 외야수. 발이 워낙 빨라 2023년 퓨처스리그 도루왕을 차지했다. 어깨가 좋아 원히트-투 베이스를 저지하는데 제격이었다. 현재 KIA 1군 외야수들 중에서도 가장 좋은 어깨를 자랑한다.
발도 빠르고 어깨도 좋은데 그동안 왜 1군에 자리를 잡지 못했을까. 타격이 늘 고민이었다. 그래도 올해 실마리를 찾았다. 66경기서 65타수 20안타 타율 0.308 11타점 17득점 OPS 0.733 득점권타율 0.421.
부산에서 3루와 홈 사이에서 결정적인 본헤드플레이를 했고, 오승환(42, 삼성 라이온즈)에게 결정적 한 방을 터트린 뒤 그날을 기억하며 우는 모습이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좋은 기억도, 아찔했던 기억도 박정우의 야구를 살찌웠다.
박정우도 이젠 큰 꿈을 가질 때가 됐다. KIA에 없으면 안 되는, 외야 백업 1순위지만 선수라면 주전 욕심이 왜 없을까. 주전을 바라보고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게 맞다. KIA 외야는 리그 최강의 뎁스를 자랑하지만, 당장 2025시즌이 끝나면 최원준이 FA 자격을 얻는다. 나성범은 3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가고, 또 다른 백업 이창진도 30대 중반이다. 박정우가 주전을 넘볼 정도로 성장하는 게 KIA의 V13 도전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의 약 2주 전 영상을 보면, 오키나와 마무리훈련 현장이 보인다. 조재영 주루코치가 선수 개개인의 구체적 목표가 적힌 화이트보드를 바라보며, 그 순기능을 말한다. 스스로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움직이는 선수의 발전이 빠를 수밖에 없다. 자신의 객관화, 자기 피드백은 정말 중요하다.
당시 화이트보드에 박정우는 송구 정확도를 적었다. 송구 자체는 매우 강하지만, 정확성에 부족함을 느꼈던 듯하다. 아울러 조재영 코치는 박정우가 처음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5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지켜나가는 과정을 통해 시행착오도 겪고 자신의 야구가 더 단단해진다. 박정우가 슈퍼백업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성장하는 동력이다. 내귀에 캔디의 옥택연으로 분한 것도 좋았지만, 옥택연도 시대를 풍미한 2PM의 멤버다. 박정우 역시 미래 KIA 야구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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