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마이데일리 = 김도형 기자] "혹시 또 있습니까?", "수상자가 한 분 더 있지 않습니까?". 생방송 중 가장 많이 나온 멘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긴장감이 단 1도 없는 시상식이었다. 거기에 수상자가 빠지는 대본을 전달하는 대형 사고까지 더해졌다. 아쉬움을 남긴 2024 KBS 연예대상이었다.
21일 오후 KBS 신관 공개홀에서 '2024 KBS 연예대상'(이하 'KBS 연예대상')이 진행됐다. 가수 겸 배우 이준, 가수 이찬원, 래퍼 이영지가 MC로 호흡을 맞췄다. 'KBS 연예대상'은 올 한 해 KBS 예능을 빛낸 예능인과 시청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졌다.
이날 시상식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맥빠진 시상식이었다. 이날 총 21개의 수상 부문 중 대상,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프로듀서 특별상, 베스트 팀워크상, 베스트 챌린지상, 베스트 아이디어상, 올해의 스태프상 등 총 7개 부문을 제외하고 모두 중복 수상자로 호명됐다.
그나마 수상 소감을 각각 1분으로 한정지어서 그렇지, 이마저도 없었다면 생방송 시간은 더욱 뒤로 밀렸을 것이다. 실제로 편성표에 따르면 이날 저녁 9시 20분에 정확히 시작한 'KBS 연예대상'은 22일 0시 20분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그 시간을 30분 이상 훌쩍 넘긴 22일 1시께 마무리됐다.
더욱 황당했던 건, 중복 수상자 중 한 명을 빼놓으며 시상자들이 횡설수설하는, 그야말로 촌극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쇼&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 시상자로 오른 개그맨 문세윤, 김준현은 '1박 2일 시즌4'의 이준을 수상자로 호명했다.
그러자 MC 이찬원은 "수상자가 한 분 더 있지 않습니까?"라고 했고, 당황한 두 사람은 다시 마이크 앞에 서서 수상 봉투를 열어보는 황당한 일이 펼쳐졌다. 수상 봉투에는 이준의 이름만 적혀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애드리브에 강한 문세윤, 김준현 조차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제작진의 사인만을 기다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생방송의 묘미"라며 웃음으로 넘기기엔 제작진의 실수가 너무나 커 보였다. 안 그래도 중복 수상에 지쳐 있는 시청자들은 '시상식의 권위는 찾아 볼 수 없고, 이에 더해 대형 실수까지 터졌다'며 쓴소리를 내고 있다.
'상 나눠주기'라는 표현이 딱 맞는 화면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9년 방송인 김구라의 '방송 3사 통합 시상식을 고민해 볼 때'라는 옳은 소리가 또 한 번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예능으로 다시 불러오기 위해서는 시상식의 변화가 절실해 보인다.
김도형 기자 circl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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