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역대 최대 실적에도 업비트 의존도 ‘우려’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새해 벽두부터 케이뱅크가 세 번째 상장에 나선다. 케이뱅크는 지난번 실패 원인으로 꼽힌 공모 구조를 변경해 재도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기업공개(IPO)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건전성도 악화하면서 상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이달 중 상장을 재추진한다. 지난해 8월에 받은 상장 예비심사의 효력이 2월이 지나면 만료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거둔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상장에 나섰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224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고객 수도 1205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고객 수는 ▲2021년 717만명 ▲2022년 820만명 ▲2023년 953만명에 이어 꾸준히 증가세다.
가상자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다. 업비트가 국내 가상자산거래 금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케이뱅크의 예치금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더이상 업비트 예치금이 증가하는 게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예치금이 늘어나면 이용자에게 주는 예치금 이자도 늘어난다. 지난 7월부터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에 따라 예치금 금리가 연 0.1%에서 2.1%로 크게 증가했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케이뱅크의 업비트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비트 예치금 3조800억원에 2.1%를 이자로 주면 867억원이 나가게 되는 것”이라며 “그러면 케이뱅크의 반기 수익을 다 줘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업비트 예치금 고객들이 받은 신용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건전성도 악화됐다. 케이뱅크의 가상자산계좌 신용대출 연체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올해 3분기 기준 가상자산 연계계좌 이용 고객의 개인신용대출 연체율은 1.28%, 연체잔액은 474억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IPO 시장 여건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새해 초에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집행이 시작되는 연초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이어진 대내외 정세 불안이 지속되면서 IPO 시장은 한파를 맞았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3년과 지난해 상장을 도전했으나 수요예측 부진으로 연기했다. 지난해 10월 케이뱅크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를 9500~1만2000원으로 제시했지만 기관 배정 공모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서 철회했다.
이에 케이뱅크는 공모 물량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달 중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며 공모 구조 변경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이달 중 IPO 계획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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