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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정빈 기자]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41)이 자신의 생일을 맞아 가족 구성원으로 보이는 새로운 얼굴들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김정은의 조카와 조카딸로 추정되는 두 아이가 모습을 드러내며, 이들 중 한 명이 차기 북한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한 관영 매체는 지난 8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37)이 지난해 12월 31일 평양에서 열린 새해맞이 행사에서 아이 두 명과 손을 잡고 등장한 모습을 공개했다. 특히 김정은의 생일인 날에 공개하며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전까지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유일하게 대중 앞에 공개된 3세대 가족 구성원이었다. 김주애가 차기 지도자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북한 역사상 여성 지도자가 없었기에 김정은의 조카, 즉 유일한 남자 후손이 실제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권력 구조를 연구하는 'North Korea Leadership Watch'의 창립자 마이클 매든은 이번 공개를 두고 "김여정이 아들을 두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여정의 아들은 김일성 가문의 혈통으로 북한 혁명의 정통성을 이어받을 자격이 있다"며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후계자일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김정은이 아들을 두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정보기관도 이를 뒷받침할 신뢰할 만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김여정은 2014년 최룡해의 차남인 최송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룡해는 북한 내 서열 3위로 평가받으며 현재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2015년과 2018년에 자녀를 낳았다는 소문이 있었고 이번 공개된 아이들이 이를 확인해주는 증거로 여겨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행사가 북한 정권의 의도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마이클 매든은 "북한 같은 체제에서는 관영 매체가 보여주는 것만 볼 수 있다"며 “이번 남매 공개는 북한이 이들을 차세대 엘리트로 키울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의 딸 김주애는 여전히 유력한 후계자로 간주되고 있지만 남성 중심적 사회 구조를 고려할 때 조카인 김여정의 아들이 더욱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매든은 “김여정의 자녀들은 앞으로 북한의 엘리트 및 고위 관료로 성장할 것”이라며 “북한 체제가 이들을 엘리트 계층으로 준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개는 북한의 비밀스러운 정치 체제를 조금 더 전통적인 권위주의 체제로 보이게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매든은 "김여정이 자녀를 대중에 공개한 것은 국제 사회에 북한이 덜 비밀스럽고 투명하다는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북한 정권을 정상적인 국가로 인식시키려는 장기적인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남한 국가정보원(NIS) 역시 이 아이들이 김여정의 자녀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지도부가 미래 세대까지 염두에 두고 권력 구조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이번 공개는 북한 정권의 장기적인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평가되고 있다.
박정빈 기자 pjb@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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