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이제 진짜 끝이네요. 오래 했습니다."
흥국생명은 오는 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페퍼저축은행과 경기가 끝난 후에 '레전드 리베로' 김해란의 은퇴식을 개최한다.
흥국생명은 "김해란의 배구 인생을 기념하며 팬들과 함께 그의 마지막 순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했다"라며 "김해란은 흥국생명뿐 아니라 한국 여자배구 역사에서도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선수다. 많은 팬들이 이번 은퇴식에 함께해 그의 빛나는 커리어를 함께 축하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해란은 많은 배구팬들이 기억하는 레전드 리베로 중 한 명이다. 2005년 V-리그 출범과 함께 프로 무대에 입문한 김해란은 한국도로공사, KGC인삼공사(現 정관장), 흥국생명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김해란은 V-리그 통산 483경기에 나서 리시브 효율 51.665개, 세트당 디그 5.994개의 기록을 남겼다. 2009년 12월 25일에 여자부 최초 수비 5000개, 2015년 11월 29일에 여자부 최초 수비 10000개를 달성했다. 또한 '디그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김해란은 2022년 1월 15일 IBK기업은행전 여자부 최초 디그 10000개를 달성했고, 역대 통산 11059개의 공을 몸을 날려 살려냈다.
또한 2012 런던올림픽 4강 신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이며 수많은 국제 대회에서 한국 배구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은 선수였다.
이번이 두 번째 은퇴다. 2019-2020시즌이 끝난 후 출산으로 휴식기를 가진 김해란은 아들 조하율 군 출산 후 2021-2022시즌에 복귀했다. 2021-2022시즌 16경기, 2022-2023시즌에는 35경기에 나서 리시브 효율 45.90% 세트당 디그 5.609개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8경기 출전에 그쳤다.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었다. 지난해 6월에는 김연경이 마련한 국가대표 은퇴 경기에서 국가대표 은퇴식을 진행했고, 12월에는 대한배구협회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대표 은퇴 기념패를 받았다. 이제는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시간만 남았다.
6일 기자와 전화 통화를 가진 김해란은 "요즘 푹 쉬고 있다(웃음). 오른쪽 무릎 수술 후에 추후에 왼쪽 무릎도 수술을 할 예정이다. 보강 운동도 하고, 애 보면서 지내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두 번째 은퇴 선언에 대해서는 "그때도 출산 때문에 은퇴를 하기는 했지만, 복귀를 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배구를 완전히 놓지는 않았었다"라며 "지난 시즌에는 재활로 인해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은퇴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진짜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래 했다. 시원한 느낌이다"라고 웃었다.
요즘은 선수가 아닌 한 명의 팬으로서 V-리그 경기를 보고 있다. 여자부는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친정팀 흥국생명이 1위에 올라있지만, 2위 현대건설과 3위 정관장의 추격도 거세다.
김해란은 "너무나도 재밌게 보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승점 차이가 조금 나는 것 같더니, 이제는 누가 이길지 정말 모르겠다. 예전에는 '이 팀이 이기겠지' 했다면, 지금은 '누가 이길까' 하는 팬 마음으로 보고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 누구보다 오래 뛴 김해란이지만 우승 반지는 2018-2019시즌 통합우승 반지 한 개뿐이다.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으나 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해란은 "우승 복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챔피언결정전도 그렇고, 마지막에 조금이라도 뛸 수 있어 만족한다"라며 "자주는 못하지만 가끔 흥국 후배들이 연락 오면 '힘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5라운드다. 2, 3위 팀도 치고 올라오고 있다. 지금이 가장 다칠 시기고, 체력적으로 힘들 시간이다. 조급해 하지 말고,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라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끝으로 김해란은 "예전부터 지도자가 꿈이었다. 할 기회가 생긴다면 해보고 싶다. 다만 지금은 몸 관리에 집중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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