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K리그 잔디 상태 불량 '잇따른 지적'
선수협, 관련 문제 개선 촉구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최근 프로 선수들이 경기 중 경험하는 열악한 잔디 환경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 축구장 잔디 문제의 시급한 개선을 촉구했다.
선수협은 "선수들의 부상 방지 및 선수 보호차원에서 그라운드 잔디 관리에 시설을 운영하는 관리주체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미 여러 선수들이 최근 경기장에서의 잔디 상태가 부상 위험을 증가하고, 경기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경기장 잔디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손상된 상태에서 경기가 진행되면, 선수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한국 클럽과 국가대표팀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경기 환경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FC서울의 제시 린가드가 최근 잔디 문제를 짚었다. 그는 "잉글랜드 잔디는 양탄자다. 잔디 상태는 말해 뭐하냐"며 한국과 잉글랜드 경기장의 잔디 품질 차이를 단적으로 표현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린가드는 한국 잔디 품질 차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다.
전북 현대 소속의 이승우도 인터뷰에서 "땅이 얼어 있다 보니 킥도 제대로 안 되고 잔디가 미끄럽다. 정상적으로 축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크고 이런 그라운드 상태에서 경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축구 팬 여러분들에게도 죄송스럽다. 열선을 깔던지 그라운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수협 이청용 부회장 또한 "추춘제는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국제 일정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쉽지 않은 정책이지만 실행된다면 축구의 중심인 유럽리그와 같은 흐름으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며 "다만,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어렵다고 본다. 매서운 한파로 인해 그라운드가 얼어버린다. 대규모 투자로 잔디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열악한 그라운드 상태는 원활한 경기 진행을 방해한다. 출전 선수들의 부상 위험성을 높인다. 선수협과 선수들도 변화무쌍한 한국의 사계절로 인해 잔디관리가 어려운 것은 잘 알고 있다"며 "한겨울에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치고 여름에는 무더위와 장마가 길어 잔디 관리가 쉽지 않은 점은 공감한다. 그래도 많은 투자를 통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일본 J리그 사무국은 추춘제 전환을 위해 100억 엔(약 909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J리그의 경우 2026년부터 추춘제를 도입하면서 12월에서 2월 중순까지는 겨울 휴식기를 가지며 리그를 진행하고 경기를 치를 수 없는 구단들은 J리그 연맹에서 지원하고 잔디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잔디 관리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며 "한국도 선수들의 경기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선수협 김진수 이사는 "경기를 뛰어보면 정말 너무나 심각한 상태이다. 개막도 평소 시즌보다 빠르다 보니 날씨가 추운 것도 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딱딱하게 얼어붙은 잔디 때문에 부상의 우려가 너무 크다"고 언급했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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