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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김혜성(LA 다저스)이 또 왼손 투수를 앞두고 타석에서 내려갔다. 빅리그에 콜업된 이후 김혜성은 좌완과 거의 승부하지 않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 때문이다.
김혜성은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부시 스타디움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9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2회 1사 1, 3루 첫 타석에서 김혜성은 2타점 3루타를 때려냈다. 3회 수비에서 메이신 윈의 깊숙한 타구를 낚아채 선발 클레이튼 커쇼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4회 1사 2루 두 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세인트루이스는 7회부터 좌완 존 킹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두타자로 나설 예정이던 김혜성은 엔리케 에르난데스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유독 김혜성에게 플래툰 시스템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모양새다. 김혜성은 지금까지 58타수를 소화하며 좌완과 단 두 번 맞붙었다. 3.4%의 비율로 좌완을 상대한 것.
정작 좌완 상대 성적이 나쁘지 않다. 좌완을 상대한 두 타석에서 김혜성은 2타수 2안타 1홈런을 작성했다. 타율은 10할, OPS는 3.500이다. 물론 매우 적은 표본이기에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지만, 홈런을 때려냈다는 것은 인상적이다. 지난 1일 뉴욕 양키스전 브렌트 헤드릭에게 투런 홈런을 뽑았고, 전날인 8일 세인트루이스전 스티븐 마츠를 상대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마이너리그 성적은 어땠을까. 우완 상대로 25타수 6안타 타율 0.240, 좌완 상대로 9타수 1안타 타율 0.111을 적어냈다. 역시 표본이 적기 때문에 명확하게 유불리를 따지긴 어렵다. 다만 9타수 동안 삼진을 한 번밖에 당하지 않았다. 최소한 컨택은 된다는 뜻.
KBO리그에서도 왼손에게 약하지 않았다. 오른손 투수에게 통산 타율 0.296, 왼손에게 0.306을 기록했다. OPS로 봐도 오른손 0.758 왼손 0.742로 큰 차이가 없다.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인 2024년 역시 오른손 타율 0.318 왼손 타율 0.303을 적어냈다.
로버츠 감독의 배려일 수 있다. 왼손 타자인만큼 김혜성에겐 오른손 투수의 공이 더 잘 보인다. 실제로 성과 또한 내고 있다. 생소한 무대에서 위력적인 좌완과 상대하느니 상대적으로 편하고 공도 많이 본 오른손과 상대하라는 의미일 수 있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당장 오늘 김혜성의 대타로 출전한 에르난데스는 좌완 상대 타율이 0.192에 불과하다. 타석 결과도 빗맞은 1루 땅볼에 그쳤다. 계속 좌완과 상대하지 않는다면 김혜성은 반쪽짜리 선수로 남게 된다.
김혜성의 시즌 성적은 58타수 24안타 2홈런 6도루 타율 0.414 OPS 1.029가 됐다. 앞서 언급했듯 대부분 우완과 상대한 성적이다. 언젠가는 좌완과 승부해야 한다. 그때 김혜성은 어떤 성적을 남길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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