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재현이만의 자신감이 좋다.”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 최대 수확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5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로 지명된 왼손 외야수 박재현(19)이다. 외야수 전체 1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고 오키나와 마무리훈련, 고치 2군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이범호 감독은 애당초 눈 여겨보긴 했지만, 올해 1군에서 쓸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마무리훈련과 2군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불안하던 외야수비가 눈에 띄게 안정감을 찾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렇게 시범경기서 중용했더니 15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서 차승준의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빠른 타구를 멋지게 걷어내며 ‘저 성장했습니다’라고 외쳤다.
6경기서 12타수 5안타 타율 0.417 1타점 3득점 2도루 OPS 0.980. 표본이 적어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박재현의 기량을 확인하고 장래성을 엿보는 표본으로는 충분했다. 이범호 감독은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 진갑용 퓨처스 감독의 “물건이다”라는 말을 이해했다.
김도영급의 스피드, 급성장한 외야 수비력, 제법 괜찮은 컨택 능력을 전부 확인했다. 전형적인 ‘발바리’ 외야수로 성장 가능하다는 평가다. 고종욱과 똑 닮은 외모는 덤. 이창진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엔트리에도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한동안 생존할 수도 있다.
그런데 간판스타 김도영의 얘기에 따르면 KIA 선수들도 박재현을 너무 좋아한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는 법이다. 기량도 기량이고, ‘찐 MZ’답게 화끈하게 자신의 개성도 드러낸다. 김도영은 드디어 1군에서 막내를 탈출할 것 같다는 기쁜(?) 예감을 했다.
김도영은 18일 시범경기 광주 SSG랜더스전이 강설 취소된 뒤 “재현이를 형들이 너무 좋게 본다. 신인들의 플레이가 재밌다. 재현이의 타격, 수비, 주루가 재밌다. 멘탈도 좋게 봤다. 재현이만의 그 자신감”이라고 했다.
3년 전 자신의 신인 시절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김도영은 “잘 풀리지만은 않겠지만, 재현이는 1군에 자리잡을 것이다. 우리팀 선수라서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신인들이 참 좋다. 재현이는 주루만 잘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라고 했다.
김도영이 특히 박재현에게 주목한 건 타격 재능이다. 신인치고 선구안이 좋다고 극찬했다. “타격에서의 장점을 봤다. 선구안이 되는 신인이 잘 없다”라고 했다. 실제 박재현은 시범경기서 16타석을 소화하며 삼진을 단 한번밖에 안 당했다. 물론 시범경기라는 걸 감안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이는 놀라운 기록이다.
김도영은 박재현이 개막엔트리에 들어갈 것 같은지 기자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그럴 것 같다”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는 등 박재현에게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김도영에게도 드디어 1군에 후배 타자가 생길 조짐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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