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범호 감독의 즐거운 고민유발자.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규성(28)은 그동안 재능에 비해 꽃을 피우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었다. 구단에서 비활동기간에 호주프로야구로 유학까지 보내는 등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썼다. 전임감독은 김규성을 1군에서 백업 전천후 내야수로 꽤 중용했다.
그러나 타격에서 2% 아쉬움이 늘 있었고, 내야 백업에게 가장 중요한 수비에서도 종종 쉬운 타구에 실수를 범했다. 군 복무를 현역으로 마치고 돌아와 불꽃을 계속 태우고 있지만, 좀처럼 반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작년엔 1군에서 27경기 출전에 그쳤다. 전임감독 시절에 맡았던 내야 전천후 백업 롤을 홍종표가 가져갔기 때문이다. 홍종표가 사생활 논란으로 한국시리즈에 뛰지 못하면서 극적으로 엔트리에 합류, 4경기서 대주자와 대수비로 뛰긴 했다. 도루와 득점도 1개씩 올리긴 했다. 그럼에도 분명히 아쉬운 시즌이었다.
20대 후반이면 더 이상 2군에서 보여줄 건 없다고 봐야 한다. 이미 퓨처스리그에선 통산 162경기나 출전했다. 어떻게든 1군에서 승부를 봐야 할 시점이다. 올해도 김규성의 전망이 밝다고 하긴 어렵다. 김도영급 재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윤도현이 슈퍼백업으로 뛸 것이라는 이범호 감독의 계획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규성은 묵묵히 칼을 갈아온 모양이다. 오키나와에선 5경기서 8타수 1안타 타율 0.125 2볼넷 1삼진에 그쳤다. 시범경기서는 달랐다. 8경기서 12타수 7안타 타율 0.583 1타점 1도루 OPS 1.198로 맹활약했다.
수비에선 실책 한 차례를 범하긴 했지만,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 정도의 모습이라면 이범호 감독에게 즐거운 고민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시범경기 타격 모습을 보면, 작년과 미묘하게 다른 그림도 보인다. 이범호 감독이야 수비를 우선시하겠다고 했지만, 선수 입장에선 궁극적으로 가치를 높이려면 타격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이범호 감독이 개막엔트리에 내야 백업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슈퍼백업으로 기용하겠다고 한 윤도현은 부진에 감기몸살까지 겹치며 별 다른 모습을 못 보여줬다. 대신 김규성과 홍종표가 펄펄 날았다. 개막 2연전의 경우 3~5선발이 굳이 엔트리에 들어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야수가 많이 들어갈 전망이다.
결국 이범호 감독의 진짜 선택은 1군엔트리가 최종적으로 조정되는 24~26일 시즌 첫 주중 3연전서 드러날 전망이다. 김규성이 이때까지 살아남는다면 일단 1군에서 기량을 펼칠 기회를 꾸준히 잡는다고 봐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백업이라도 한번 엔트리에 넣으면 자주 교체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지난해 1군에서 입지가 좁아졌던 김규성이 올해 반등할까. 일단 판은 깔렸다. 시범경기서 이 정도로 했는데 개막엔트리에 탈락하면, 정말 억울할 듯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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