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박승환 기자]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는 19일 일본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구장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도쿄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투구수 56구, 1피안타 5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사사키는 이번 겨울 다저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고 꿈에 그리던 빅리그 유니폼을 입었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무려 99.2마일(약 159.6km)라는 엄청난 공을 뿌리는 등 신시내티 레즈 타선을 3이닝 무실점으로 꽁꽁 묶은 사사키는 도쿄시리즈 2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고, 이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다시 한번 3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이날 사사키는 1회 도쿄돔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첫 타자 이안 햅을 상대로 초구에 99.5마일(약 160.1km)을 기록하더니, 3구째에 100마일(약 160.9km)을 뿌려 범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후속타자 스즈키 세이야를 상대로는 이날 가장 빠른 100.5마일(약 161.7km)의 초강속구를 뿌렸다. 소수점이 표기되지 않는 전광판에는 반올림이 된 101마일(약 162.5km)로 표기가 됐고, 도쿄돔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실점 없이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좋은 흐름이 오래가진 못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고 마운드에 오른 2회말 시작부터 제구 난조를 겪더니, 두 개의 볼넷을 헌납하며 크게 흔들렸다. 그래도 유격수 미겔 로하스의 도움을 받으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는데, 3회 존 버티에게 안타를 맞은 뒤 햅과 스즈키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카일 터커에게 밀어내기 볼넷까지 기록하며 자멸하는 듯했다.
그래도 추가 실점은 없었다. 사사키는 이어지는 2사 만루에서 마이클 부시와 맷 쇼를 각각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타선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던 만큼 투구수에 여유만 있었다면, 데뷔전에서 승리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사사키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선발 등판을 3이닝 1실점으로 마치게 됐다.
4만 2367명의 팬들을 여러 의미로 놀라게 만들었던 사사키. 메이저리그 데뷔전은 어땠을까.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 등장한 사사키는 "일본 팬들이 만들어 준 독특한 멋진 분위기 속에서 던질 수 있어서 좋았다"며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여러 연습을 해온 것 중에 직구가 가장 좋았다. 컨트롤에서 흐트러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내게는 좋은 감각이 있었던 것이 좋았다. 같은 퀄리티의 공, 폼을 재현해 같은 공을 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사령탑은 "오늘 전체적으로 긴장을 한 것 같다. 구속은 나왔지만 컨트롤에서는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점수를 억제한 것은 굉장히 컸다. 스프링 트레이닝에서도 가장 길게 던진 게 4이닝이었다. 오늘은 스피드도 많이 나왔고, 위기 장면도 있었기 때문에 3이닝 교체 결단은 쉬웠다. 가장 중요한 3회에 실점을 억제한 것은 사사키의 투구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려 5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사사키는 꽤나 만족한 눈치였다. 그는 "컨트롤에 대해서는 2회부터 미묘한 것이 있었다. 이는 다음에 수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1회에 제대로 공을 던졌다. 그 감각이 한동안 없었는데, 제대로 돌아온 것이 좋았다. 다만 포크볼은 오늘 좀처럼 통제할 수가 없었다. 과제가 나왔고, 기후나 환경에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시범경기에는 단 2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던 사사키. 때문에 미국보다는 일본에서의 등판이 더욱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입는 옷이 달라졌기 때문일까. 사사키는 이번 등판에서 국제대회의 감각을 느꼈다고. 그는 "일본에서 던지다 보니 쉽지 않았다. 국제 대회에서 던지는 듯한 느낌에 가까웠다. 정말 멋진 분위기 속에서 던질 수 있었고, 메이저리그의 좋은 타자들을 상대로 내 퍼포먼스를 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구속만큼은 합격점 이상이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최고 165km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1회에는 100마일 이상의 볼이 2구나 나왔다. 다만 5개의 볼넷은 분명 보완이 필요한 대목. 사사키는 "직구와 포크볼이 어떻게 먹히는지를 의식했다. 공을 던지다 보면 과제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시즌 막바지 중요한 시기에 그런 불안 요소를 없앨 수 있도록 빨리 과제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다음 등판에서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도쿄(일본)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