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정원 기자] "캠프 시작할 때부터 설레고 기대가 되더라고요."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2021시즌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2022년과 2023년에는 하위권에 머문 삼성은 지난해 78승 64패 2무를 기록했고,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비록 KIA 타이거즈에 패하며 10년 만에 패권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삼성의 2024년은 찬란했고 아름다웠다.
삼성이 순항하는 데 있어 그 중심에는 단연 캡틴 구자욱이 있었다. 구자욱은 정규 시즌 129경기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92득점 타율 0.343 OPS 1.044를 기록했다. 타율 3위, 출루율-타격-타점 4위, 홈런 5위, 최다안타 8위, 득점 공동 10위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2016년 최형우(KIA 타이거즈) 이후 8년 만에 삼성 국내 선수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주인공이 되었다.
이와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2021년, 2023년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외야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물론 시즌 후반이 아쉽기만 하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좌측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을 입었다. 일본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는 등 빠르게 돌아오고자 했지만 결국 플레이오프는 물론 한국시리즈 출전도 하지 못하고, 팀의 준우승을 벤치에서 바라만 봐야 했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삼성을 하위권이 아닌 상위권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 시즌 준우승의 저력이 있고, 젊은 선수들의 기량도 올라왔다. 아리엘 후라도, 최원태 등 KBO리그에서 검증된 수준급 선발 자원도 합류했다.
지난 20일 서울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미디어데이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구자욱은 "캠프를 시작할 때부터 설레고 기대가 되더라. 빨리 개막을 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개막이 다가왔다. 팬분들이 경기장에 들어왔을 때의 희열을 느끼고 싶다. 팬분들과 재밌는 시즌 보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성장해야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임해야 된다. 작년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성장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게 선수가 가져야 될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올해 신인 농사에 성공했다. 1라운더 특급 루키 좌완 투수 배찬승은 이미 개막 엔트리 한자리를 찜했다. 또한 2라운드 13순위 유신고 출신 내야수 심재훈, 3라운드 13순위 마산용마고 출신 내야수 차승준, 4라운드 33순위 대구상원고 출신 외야수 함수호도 박진만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록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박진만 감독은 "시범경기 전부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기존 선수들이 당황할 정도로 위기의식을 심어줬다. 우리 팀이 성장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 본다"라며 "시즌을 하다 보면 장기 레이스에는 언제나 변수가 생긴다. 퓨처스리그를 뛰며 실전 감각도 쌓고, 실력 향상을 위해 늘 준비를 해야 한다. 세 선수는 교체가 아니라 선발로 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라고 칭찬했다.
구자욱도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나이 많은 선배들과 경쟁하며 플레이하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한 친구들이라는 걸 느꼈다"라며 "난 그때 캠프도 못 따라갔다. 공도 제대로 못 맞췄던 것 같다. 좋은 선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구자욱은 2022년 2월 삼성과 5년 총액 120억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2022시즌에는 99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2023시즌 119경기 152안타 11홈런 71타점 65득점 타율 0.336, 2024시즌에도 맹활약을 펼쳤다. 이제 남은 계약 기간은 2년이다.
구자욱은 "계약 건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 경기 승리에만 집중한다. 다년 계약은 나 혼자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매 경기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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