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지난 2023년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광기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이병헌이 또 한 번 극장가에 출격한다. 바둑 레전드 조훈현과 이창호의 실화를 그린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를 통해 관객들을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할 준비를 마쳤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 이창호(유아인)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이병헌은 개봉을 앞두고 마이데일리를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승부'는 바둑 레전드 조훈현과 이창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이병헌은 "감독님뿐만 아니라 메인 캐릭터들이 다 바둑에 대해서 모른다. 바둑은 소재일 뿐 '승부'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라며 "게다가 실화가 주는 힘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병헌은 조훈현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출연을 결심하고 조훈현 국수를 직접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그는 "바둑돌을 아무렇게나 놓지 말아달라고 당부하시더라. 이 영화를 하게 되면서 바둑돌을 놓는 방법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흔들리지 않게 놓는 방법 등 많이 연습했다"고 신경쓴 부분을 밝혔다.
조훈현 국수는 지난 20일 열린 VIP 시사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오실 줄 몰라서 깜짝 놀랐다"면서 "이세돌 구단도 함께 오셨다"고 말했다.
이어 "스틸컷을 보시고 '나인 줄 알았어!'라고 해주시더라. 그 얘기를 듣고 기분이 좋았다. 선생님이 일부러 나를 칭찬해주시려고 하시나 싶었다(웃음).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오히려 영화를 보면서 '내가 저때 저랬었지' 향수를 느끼셨다고 한다. 이창호한테 저렇게까지 가르치지 않았다고, 자기가 알아서 한 거라고 겸손해 하시더라"라고 덧붙였다.
개봉 전부터 이병헌은 조훈현 국수와 높은 싱크로율로 눈길을 끌고 있다. 조훈현 국수의 2대8 머리부터 의상, 표정, 버릇 등을 따라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이병헌은 "분장팀과 의상팀에서 신경을 써줬다. 눈썹도 제 눈썹을 살짝 지우고 위로 올라간 듯이 그렸다"며 "조훈현 국수의 날카로운 인상은 눈과 눈썹이 한몫했다 생각한다. 저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그분의 자세를 많이 봤다. 바둑기사들 사이에서 그분의 매너없는 자세가 유명했다고 한다(웃음). 특히 하얀 삼베옷을 입은 모습은 한 잡지의 표지로도 나온 걸로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승부'는 2021년 촬영을 마친 뒤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었다.그러나 주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파문으로 약 4년 만에 극장에 걸리게 됐다.
이병헌은 유아인의 질문이 나오자 "촬영 때는 과묵하고 말수 적은 친구였다. 돌이켜보면 이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창호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촬영장에서도 느낌을 잃지 않으려고 그랬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자기 역할을 훌륭하게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병헌은 유아인이 연기한 이창호 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병헌은 "연기하면서 되게 좋았다. 조훈현 국수가 공격적이고 할 말 다하는 사람이라면 이창호는 단단하게 수비하는, 돌부처 같은 사람이다. 함께 연기하면서 조훈현과 이창호의 대비가 관객들에게 재밌게 비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 '공개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고 힘들었을 거다. 하지만 감독님이 제일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며 "저는 무엇보다 감독님의 미소를 너무 보고 싶었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이병헌은 '승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극장이 너무 힘든 상황이지만,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뿌듯하다. '승부'를 포함해 몇몇 개봉하는 영화들로 '극장에 붐이 시작될까' 이런 기사도 읽었는데, 그걸 읽은 순간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하지만 좋은 영화라면 결코 관객에게 배신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영화를 보고 받아가시는 힘이 클 거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승부'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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