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MVP 무게를 견뎌라.
KBO리그 43년 역사를 돌아보면, 정규시즌 MVP를 2년 연속 달성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2년 연속 정규시즌 MVP를 달성한 선수는 1989~1990년 선동열, 1991~1992년 장종훈, 2001~2003년 이승엽, 2012~2013년 박병호까지 단 4명이었다. 그리고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유일하게 3년 연속 MVP를 차지했다.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렵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그렇다면 올해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은 어떨까. 기량과 실링만 보면 선동열, 장종훈, 박병호를 넘어 이승엽 감독의 3년 연속 수상에도 도전할 만하다.
역대급 운동능력에 프로에서 3년을 보내면서 약간의 경험이 쌓였다. 자신의 야구가 완전히 정립됐다. 대부분 관계자가 김도영이 최전성기에 접어들었으며, 쭉쭉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고 말한다. 진짜 제2의 이종범임을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는 시선도 있다.
여기서 딱 하나 조심해야 할 게 부상이다. 선수는 경기에 나가야 가치를 형성하고 증명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경기에 못 나가면 가치를 잃는다. 그래서 안 아픈 것도 능력이다. 선동열, 장종훈, 이승엽, 박병호는 그걸 증명했다. 수년간 리그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면서 제대로 검증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김도영은 개막하자마자 암초를 만났다. 22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날리고 1루에 귀루하는 과정에서 왼 햄스트링을 다쳤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레이드1이다. 빠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 초 복귀가 가능해 보인다.
약 1개월의 공백, 그 사이에 MVP 경쟁자들은 자연스럽게 튀어나올 것이다. 김도영은 일단 기선제압을 할 기회를 놓쳤다. 단, 그렇게 긴 공백기가 아닐 수 있고, 3주 정도로 공백기를 최소화하면 규정타석을 채울 수도 있다. 때문에 빨리 돌아와서 김도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 MVP 레이스에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그런데 햄스트링 부상 자체가 재발이 잦은 부위다. 성급한 복귀는 무조건 금물이다. 재활 과정에서의 변수까지 감안하면, 김도영의 복귀시점을 가늠하는 건 현 시점에선 어렵다. MVP 2연패보다 더 중요한 건 롱런이다.
이제 시즌의 뚜껑을 열어젖힌 상태서, MVP 레이스를 언급하는 건 매우 이르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후보가 불확실성의 늪에 빠진 건 사실이다. 김도영에겐 이것도 일종의 교훈이자 공부다. 데뷔 후 은근히 부상이 잦았던 만큼,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새기고 시즌 레이스에 복귀하는 것도 괜찮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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