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일본의 '천재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의 입지가 또다시 흔들린다. 이제는 설 자리가 없는 모양새다.
보스턴 레드삭스 알렉스 코라 감독은 27일(한국시각) 미국 'WEEI'의 라디오에 출연해 올해는 요시다 마사타카가 아닌 라파엘 데버스가 지명타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천재타자'로 불리는 요시다는 지난 2015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오릭스 버팔로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데뷔 첫 시즌부터 63경기에서 67안타 10홈런 34타점 타율 0.290 OPS 0.854를 기록하는 등 7시즌 동안 762경기에 출전해 885안타 133홈런 467타점 타율 0.327 OPS 0.940의 훌륭항 성적을 남겼다.
'투고타저' 현상이 매우 두드러지는 일본에서 매년 3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정교한 컨택 능력, 30개 이상의 많은 홈런을 기대할 수는 없으나 그래도 필요할 때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를 갖춘 요시다는 2023시즌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5년 9000만 달러(약 1319억원)의 계약을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다.
단 한 번도 빅리그 레벨의 선수를 상대하지 않았던 요시다에게 보스턴이 엄청난 금액을 베팅하자, 미국 현지에서는 수많은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요시다는 2023시즌 140경기에 출전해 155안타 15홈런 72타점 71득점 8도루 타율 0.289 OPS 0.783으로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는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공격에서 팀 승리에 기여한 것을 수비에서 모두 깎아먹는 것이었다.
이에 요시다는 지난해 외야수로는 단 1경기, 이외의 경기는 모두 지명타자로 나섰는데,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이 겹쳤지만, 108경기에 출전해 106안타 10홈런 56타점 타율 0.280 OPS 0.764로 공격에서는 여전히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수비력이 너무나도 처참한 요시다는 '반쪽 선수'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이번 겨울 수많은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섰다.
그래도 보스턴은 이번 겨울 요시다와 결별하지 않고 동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올해는 요시다에게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요시다는 지난해 10월 오른쪽 어깨 관절 와순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11경기에 나서 10안타 1홈런 7타점 5득점 타율 0.286 OPS 0.686을 기록했는데, 아직까지 수비를 소화할 순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요시다는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부상자명단(IL)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코라 감독이 올해 지명타자 슬롯은 라파엘 데버스에게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이는 요시다에게는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다. 데뷔 첫 시즌 수비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면서, 지난해 줄곧 지명타자로만 경기를 치러왔던 까닭이다. 가뜩이나 수비가 치명적인 약점으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어깨 수술까지 받은 요시다에게 수비적으로 기대를 갖는 것은 어렵다.
지금까지 줄곧 보스턴의 '핫코너'를 지켜왔던 데버스를 지명타자로 옮길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보스턴이 이번 겨울 11년 3억 3100만 달러(약 4851억원)의 계약을 통해 알렉스 브레그먼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데버스와 브레그먼의 포지션이 겹치는 가운데 보스턴도 교통정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데버스는 3루를 브레그먼에게 내주는 것에 대해서 굉장한 불쾌함을 드러냈으나, 지명타자는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코라 감독은 "동의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이해를 했다"며 "데버스는 준비가 돼 있다. 브레그먼이 데버스의 뒤에 있음로써 혜택을 볼 것이다. 이는 데버스에게도 최고의 시즌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요시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다.
과연 요시다가 치열한 보스턴의 로스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결국 수비가 되지 않는 반쪽 선수는 아무리 공격에서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주전으로 기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시즌 중 유니폼을 갈아 입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