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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메이저리그 본토 개막전부터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무엇보다 이 홈런이 대단했던 점은 시차적응도 되지 않아, 졸음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만들어낸 홈런이었다는 것이다.
오타니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본토 개막전 홈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오타니는 지난 18~19일 최고의 이틀을 보냈다. 2018년 LA 에인절스와 손을 잡은 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는 단 한 번도 일본 무대에 서지는 못했던 오타티는 도쿄돔에서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도료시리즈' 개막전이 성사되면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2년 만에 일본 그라운드를 밟았다.
양 팀에 무려 5명의 일본인 선수가 포함돼 있었지만, 도쿄시리즈는 오타니를 위한 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18일 컵스와 개막전에서 5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그리고 이튿날에는 완전히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오타니는 시즌 첫 번째 홈런을 폭발시키는 등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2볼넷으로 폭주했다.
도쿄시리즈에서 기분 좋은 개막시리즈를 마친 오타니는 본토 개막전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오타니는 1회 첫 타석에서 디트로이트 '에이스' 타릭 스쿠발을 상대로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두 번 당하지는 않았다. 오타니는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스쿠발의 5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했고, 109마일(약 175.4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우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로 이어졌다.
세 번째 타석에서 스쿠발을 상대로 2루수 땅볼에 그친 오타니의 방망이는 마지막 타석에서 다시 한번 불을 뿜었다. 다저스가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디트로이트의 바뀐 투수 브레난 하니피의 6구째 싱커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마치 이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배트를 휘둘렀다. 오타니가 힘껏 밀어친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향해 뻗어나갔고,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다저스는 8회초 수비에서 한 점을 내주며 디트로이트에게 다시 턱 밑까지 추격을 당했지만, 오타니의 홈런이 만들어낸 1점을 지켜내며 본토 개막전가지 승리로 장식, 개막 후 3연승을 질주했다.
일본 '풀카운트' 등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가 끝난 뒤 "이렇게 (월드시리즈 우승) 세리머니를 한 특별한 개막전에서 첫 경기를 따낸 것은 크다고 생각한다"며 "세리머니를 했기 때문에 2연패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 팬들도 그렇지만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목표를 달성하면서 팀의 결속력도 높아졌다. 올해 다시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3연승의 기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타니의 활약이 매우 놀라웠던 점은 아직 시차적응 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만들어내 홈런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18일 도쿄시리즈 개막전 이후 10일 만에 경기가 열렸지만, 아직 오타니는 시차 적응 문제로 애를 먹고 있는 모양새였다. 오타니는 "잘 수 있을 때 잠을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경기가 마침 시작됐는데 졸음이 몰려온다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졸음도 오타니를 이겨내지 못한 셈이다.
다저스는 오는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 초청 속에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월드시리즈(WS) 우승팀은 대통령의 초청을 바탕으로 매년 백악관을 찾는 것이 메이저리그의 문화. 이미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이 참석할 의사를 드러낸 가운데 오타니 또한 "물론 팀과 함께할 것이다. 우선 경기를 위해 아직 시차적응도 안 되고 싶은데, 완전히 적응을 한 뒤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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