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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나쁜 선발 등판 두 번 정도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LA 다저스의 우완 사사키 로키가 최악의 홈 데뷔전을 치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사사키를 감쌌다.
사사키는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너무나 아쉬운 홈 데뷔전이었다. 사사키는 지난 2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도쿄시리즈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때 사사키는 3이닝 1피안타 5볼넷 3탈삼진 1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미국 본토로 복귀한 뒤 처음으로 다저스 팬들 앞에 섰다. 의욕이 앞선 탓일까, 심각한 제구 난조로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시작부터 난타를 맞았다. 첫 타자 잭 맥킨스트리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라일리 그린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스펜서 토켈슨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맞았다. 케리 카펜터는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콜트 키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마누엘 마곳에게 1타점 내야안타, 트레이 스위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순식간에 2점을 헌납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제이크 로저스를 3루수 땅볼로 정리하고 간신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1회에만 41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2회에도 제구 난조는 계속됐다. 선두타자 라이언 크라이들러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맥킨스트리와 그린을 각각 루킹 삼진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토켈슨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로버츠 감독이 결국 움직였다. 잭 드라이어가 마운드에 올랐고, 사사키는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드라이어가 카펜터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 사사키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마운드를 내려가며 사사키는 큰 실망감을 내비쳤다. 중계 화면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까지 잡혔다.
경기 종료 후 사사키는 "전체적으로 구속도 컨트롤도 좋지 않았다"며 "기술적인 부분을 통제할 수 없었다. 슬라이더만 간신히 좋았다. 그 외에는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메이저리그 첫 두 경기에서 사사키는 완전히 길을 잃은 듯한 모습"이라고 평했다.
다만 로버츠 감독은 사사키를 다독였다. 로버츠 감독은 "사사키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한다. 그는 항상 성공만 경험해 왔다. 그래서 지금 당연히 화가 나고 실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 선수라면 다시 일어나야 한다. 나쁜 선발 등판 두 번 정도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좋은 팀이고, 그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했다.
사사키는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로버츠 감독과 더그아웃에서 짧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사사키는 경쟁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맞물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과정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여전히 그를 믿고 있다"고 답했다.
다저스니까 할 수 있는 말이다. 다저스는 질과 양 모두 압도적인 선수층을 자랑한다. 사사키를 제외하더라도 블레이크 스넬-타일러 글래스노우-야마모토 요시노부가 건재하다. 여기에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 바비 밀러,랜던 낵, 벤 카스파리우스,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5선발 및 대체 선발로 대기한다. 오타니 쇼헤이와 클레이튼 커쇼도 시즌 중 복귀를 목표로 재활 중이다.
'디 애슬레틱'은 "다저스는 사사키에게 '우리는 네가 당장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를 영입했다. 다저스는 로테이션의 뎁스를 갖추고 있어 사사키의 성장통을 감당할 수 있고, 일본에서 그가 유지했던 주 1회 등판 스케줄도 지켜줄 수 있다. 또한, 다저스의 투수 개발 시스템을 활용해 그가 한때 최고 투수 유망주로 떠올랐을 때의 구속을 되찾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득했다"며 "지금 당장 그의 모습이 거칠고 미완성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저스의 인내심이 반드시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한편 사사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다저스는 순식간에 점수를 기록, 7-3으로 승리를 거뒀다. 개막 5경기 전승 행진이다. 1981년 개막 6연승 이후 44년 만에 기록이다. '디 애슬레틱'은 "이런 흐름은 사사키에게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 전망했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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