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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필요하다면 더 오래 던질 수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제이콥 디그롬이 드디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메이저리그에 돌아왔다.
디그롬은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무려 341일 만에 5이닝을 던졌다. 지난 2023년 4월 2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현 애슬레틱스)전 6이닝 2실점(1자책)을 적어낸 디그롬은 얼마 후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지난해 9월 복귀했지만 3경기에서 각각 3⅔이닝-3이닝-4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시작부터 깔끔했다. 디그롬은 재런 듀란을 좌익수 뜬공, 라파엘 데버스를 1루수 땅볼, 알렉스 브레그먼을 유격수 땅볼로 솎아냈다. 2회 크리스티안 캠벨에게 2루타, 와일러 윌리어 아브레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 2루에 몰렸다. 이후 코너 웡과 데이비드 해밀턴을 각각 1루수 땅볼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첫 탈삼진은 3회 나왔다. 선두타자 세단 라파엘라가 안타에 이어 도루로 득점권에 들어갔다. 무사 2루에서 디그롬은 듀란에게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 첫 탈삼진을 뽑았다. 데버스를 1루수 땅볼로 잡았고, 브레그먼에게 다시 낮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4회는 아브레우에게 내준 볼넷을 제외하면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냈다. 5회 2사 이후 듀란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2사 1루에서 데버스에게 헛스윙 삼진을 만들며 이닝을 마쳤다.
1-0으로 앞선 6회부터 숀 암스트롱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디그롬은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만 암스트롱이 2실점 하며 디그롬의 승리를 날렸다. 다음 이닝 와이엇 랭포드와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징검다리 솔로 홈런으로 텍사스가 다시 리드를 가져왔고, 결국 3-2로 텍사스가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디그롬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긴장을 한다. 경기 당일에는 밥도 잘 못 먹는다"며 "이 긴장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이제는 단지 메커니즘에 집중하고, 내 구위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등판 소감을 남겼다.
이어 "필요하다면 더 오래 던질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디그롬의 투구 수는 73개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5이닝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보치 감독은 "디그롬이 5이닝을 탄탄하게 던져주길 바랐는데, 정확히 그렇게 해냈다"며 "그는 선발진의 핵심적인 선수다. 그가 5일마다 마운드에 오른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 보였다. 제구력이 점점 안정됐다. 슬라이더도 좋았고, 패스트볼도 좋았고, 체인지업도 잘 제구됐다. 오늘 정말 좋은 투구를 했다"고 했다.
디그롬은 2023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5년 1억 8500만 달러(약 271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부상에 시달리며 2시즌 동안 단 9경기 등판에 그쳤다. 드디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했고, 첫 등판에서 5이닝을 소화했다. 2025시즌 디그롬은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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