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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과거 선발투수의 덕목 중 하나는 많은 이닝 소화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이닝이터는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추세다. 네이선 이발디(텍사스 레인저스)가 2025시즌 첫 '매덕스'를 선보이며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발디는 2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완봉승을 거뒀다. 9이닝을 소화하는 데 단 99구면 충분했다.
'매덕스'는 100구 미만 완봉승을 뜻하는 말이다. 전설적인 투수 그렉 매덕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용어로, 매덕스는 통산 13번의 '매덕스'를 해냈다. 매덕스를 제외하면 7회 이상 '매덕스'를 기록한 선수도 없다.
시작부터 살벌한 구위를 뽐냈다. 1회초 텍사스는 와이엇 랭포드의 솔로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다. 이발디는 1회부터 4회까지 모든 타자를 범타로 솎아내는 퍼펙트 행진을 벌였다. 특히 3회에는 제이크 프랠리, 블레이크 던, 오스틴 윈스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퍼펙트 피칭은 5회 깨졌다. 선두타자 개빈 럭스가 빨랫줄 같은 우전 안타를 뽑아낸 것. 이발디는 제이머 칸델라리오를 헛스윙 삼진, 산티아고 에스피날에게 5-4-3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두 바퀴가량을 돌자 피안타가 늘었다. 하지만 이발디는 관록으로 위기를 차례차례 넘겼다. 6회 2사 1루, 7회 무사 1루 이후 모두 범타를 유도했다. 8회에는 다시 한번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8회까지 투구 수 87개를 기록한 이발디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신시내티는 대타 제이콥 허투비즈를 투입, 허투비즈가 우전 안타를 치며 마지막 불씨를 살렸다. 무사 1루에서 TJ 프리들이 번트를 댔는데,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가 곧바로 2루로 송구, 1루 주자 허투비즈가 포스 아웃됐다. 프리들은 1루에서 생존. 맷 맥레인은 중견수 직선타로 아웃됐다.
이제 투구 수는 94개. 타석에는 지난 시즌 2홈런 67도루를 기록한 엘리 데 라 크루즈가 들어섰다. 힘이 빠졌는지 이발디는 폭투를 범해 1루 주자를 2루로 보냈다. 2사 2루 위기에서 이발디가 던진 5구 커터가 절묘하게 몸쪽으로 붙었다. 데 라 크루즈가 친 공은 1루 방면 땅볼이 됐고, 1루수 제이크 버거의 토스를 받은 이발디가 직접 1루를 밟으며 1-0 '매덕스'가 완성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이발디는 올해 처음으로 8회와 9회를 던진 (선발)투수가 됐다"고 전했다.
텍사스 소속 선수의 '매덕스'는 201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콜비 루이스가 9월 1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현 애슬레틱스) 상대로 100구 미만 완봉승을 따냈다.
이발디는 지난 2023년 4월 30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첫 완봉으로, 통산 3호 완봉승을 거뒀다. 완투로 한정하면 5번째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11라운드에서 LA 다저스의 지명을 받은 이발디는 통산 296경기(277선발) 92승 81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한 베테랑 투수다. 잦은 부상으로 규정 이닝 소화는 세 번에 불과하지만, 건강하면 쏠쏠한 활약이 보장되는 선수. 무엇보다 포스트시즌에서 9승 3패 평균자책점 3.05로 강한 '빅게임 피쳐'로 유명하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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