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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연장계약 안 하면 포스트시즌에 안 뛰어.”
게럿 크로셰(26, 보스턴 레드삭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이던 2024시즌 ‘4이닝 에이스’였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상품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토미 존 수술로 2022시즌을 건너 뛰었고, 2020시즌 데뷔 후 2023년까지 불펜 투수로만 뛰었다.
그러나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언젠가 에이스 롤을 맡아야 하는 좌완투수로 꼽혀왔다. 실제 2024시즌에 그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화이트삭스는 부상 재발을 우려해 시즌 중반부터 최대 4이닝으로 한 경기 투구이닝을 제한했다. 파이어세일에 나선 입장에서 크로셰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건 크로셰의 안하무인 격 태도였다. 시즌 중반부터 이미 당당하게 트레이드 될 것을 생각하고 트레이드로 자신을 데려갈 팀에 “연장계약을 안 해주면 포스트시즌에 뛰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몸 상태에 변수가 있는, 심지어 풀타임 선발 경험이 전혀 없는 투수를 써보지도 않고 트레이드 직후 연장계약을 덜컥 선물해줄 팀이 있을까. 상식적으로 무리한 요구였다. 그리고 화이트삭스 팬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었다.
그런데 크로셰의 요구를 받아준 팀이 실제로 나타났다. 보스턴 레드삭스다. 보스턴은 지난 겨울 크로셰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더니, 최근 6년 1억7000만달러(약 2493억원) 연장계약을 안겼다. 이미 크로셰는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꼽히는 상황. 보스턴은 크로셰의 실링을 믿고 투자했다.
그렇다면 이제 크로셰가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더 이상 4이닝 투구는 말도 안 되고, 보스턴을 대표하는 투수로 팀을 ‘알동’ 정상권으로 이끌 의무가 있다.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는 그래서 의미 있었다.
크로셰는 이날 8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보스턴도, 업계도 크로셰에게 기대하던 내용과 결과였다. 90마일대 후반의 포심으로 볼티모어 타선을 압도했다. 1회 최고 98.1마일을 찍었다. 스위퍼도 85마일이 찍혔다. 체인지업, 커터도 섞었다. 경기 후반까지 꾸준히 95~97마일의 빠른 공을 뿌렸다. 8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68개였다.
이제 크로셰가 앞으로 꾸준히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 한다. 이닝 제한 없는 첫 시즌이다. 진정한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이기도 하다. 올해 건강과 스태미너를 검증 받아야 보스턴의 투자가 성공할 수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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