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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가 그 정도 금액을 가져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외야수 잭슨 메릴(22)과 9년 1억3500만달러(약 1968억원)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빅리그 풀타임 2년차 시즌을 맞이한 외야수. 그러나 2021년 1라운드 27순위로 입단할 당시 유격수 슈퍼 유망주였다.
메릴이 중견수로 이동한 건 김하성(30, 탬파베이 레이스) 때문이었다. 2023시즌 내셔널리그 유틸리티골드글러브를 받은 김하성은 2024시즌 유격수로 복귀했다. 아무리 슈퍼유망주라고 해도, 메릴이 김하성을 제치고 유격수를 맡긴 어려웠다. 대신 샌디에이고는 메릴의 타격 재능을 써먹기로 하고 서울시리즈부터 주전 중견수로 밀어붙여 성공했다. 메릴은 2024시즌 156경기서 타율 0.292 24홈런 90타점 7득점 OPS 0.826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에도 7경기서 타율 0.417 2홈런 8타점 OPS 1.152로 출발이 좋다.
메이저리그에서 이 정도의 특급 유망주를 보유한 팀이 연장계약을 시도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풀타임을 한 차례 치른 걸 보며 기량을 확신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가지 측면에서 놀라움이 있다. 한 구단 임원은 디 어슬래틱에 “그가 그 정도 금액을 가져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라고 했다.
우선 샌디에이고의 특수한 사정이다. 중계권료 이슈, 사망한 전직 구단주의 아내와 형제들의 분쟁 등으로 지난 겨울 전력보강을 거의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자금 사정이 악화돼 폭넓은 움직임을 갖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사실로 드러났다.
실제 샌디에이고는 지난 겨울 김하성과 주릭슨 프로파(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붙잡을 생각조차 못했다. 그러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 이어 또 다른 젊은 프랜차이즈 간판이 될 만한 메릴에겐 과감하게 1억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또 하나 놀라운 건 계약 자체가 너무 구단친화적이라는 점이다. 타 구단 임원의 충격은 이 때문이다. 이 계약은 2026년부터 발효된다. 그런데 2035년 전까지 옵트아웃이 없다. 메릴이 작년 같은 행보를 꾸준히 보여준다면 FA 시장에서 1~2억달러 이상은 충분히 받을 수 있지만, 메릴은 FA를 포기하고 비교적 싼 가격에 남았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이밖에 디 어슬래틱에 따르면, 메릴은 2035년부터 2100만달러부터 시작하는 구단 옵션이 있다. 타석수에 따른 인센티브는 총 3000만달러다. 최대치를 받아야 2억4000만달러 계약이라는 게 디 어슬래틱의 설명이다.
메릴은 디 어슬래틱에 “지금이 (연장계약)타이밍이 좋다. 작년은 야구를 하기 위해 발을 담그는 시간이었다. 어린 시절은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것을 관리하기 어렵다. 내 목표는 항상 이기는 것이다. 여기에 계속 있고 싶다”라고 했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부족한 사정에 최대한 짜내고 짜내 메릴의 사인을 받아낸 것으로 보인다. FA 김하성에겐 애당초 어림도 없다고 판단하고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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