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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요미우리 자이언츠 '리빙레전드' 다나카 마사히로가 무려 586일 만에 미·일 통산 198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다나카는 3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반테린돔에서 열린 2025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95구, 5피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미·일 통산 197승을 기록 중인 '리빙레전드' 다나카는 지난해 일본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대만에게 무릎을 꿇은 날, 라쿠텐 골든이글스를 떠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튿날 일본 현지 스포츠 신문 1면은 프리미어12 결승전 '대참사'에 대한 내용이 아닌 다나카의 얼굴로 도배가 돼 있었다.
다나카는 지난 2006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라쿠텐의 지명을 받았은 '간판 스타'라고 볼 수 있다. 2013년에는 28경기에 등판해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라는 전설적인 시즌을 보내는 등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11시즌 동안 248경기에 등판해 119승 68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67이라는 성적을 모두 라쿠텐에서 수확했다. 이런 다나카의 퇴단 소식은 세간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다나카가 라쿠텐과 작별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치고 라쿠텐으로 복귀한 다나카는 일본 '최고 대우'를 받으며 '금의환향'했다. 하지만 다나카는 라쿠텐 복귀 이후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지 못하는 등 '에이스'라는 칭호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라쿠텐은 어떻게든 다나카가 미·일 통산 200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배려했는데, 반등은 없었다.
다나카는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단 1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고, 입지가 급격하게 불안해졌다. 게다가 라쿠텐이 구단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등 여러 일들이 겹치게 되자, 다나카는 설 자리를 찾기 위해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센트럴리그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하게 됐고, 3일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다나카는 1회 경기 시작부터 오카바야시 유키와 우에바야시 세이지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다소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실점은 없었다. 후속타자 후소카와 세이야를 뜬공으로 잡아낸 뒤 이시카와 타카야를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2회에는 주니치의 5~7번 타자를 깔끔하게 잠재우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2회 1점, 3회 2점을 등에 업은 다나카는 3회 다시 찾아온 위기에서 한 점을 내줬지만, 제 몫을 다해냈다. 4회 다나카는 다시 만난 주니치의 5~7번 타자들을 삼자범퇴로 묶어냈고, 5회에는 볼넷 2개와 2루타를 맞으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으나, 관록있는 투구를 바탕으로 키노시타 타쿠야를 병살 처리하며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다나카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요미우리는 6~7회 각각 한 점씩을 내줬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리드를 지켜냈고, 다나카는 지난 2023년 8월 26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 이후 무려 586일 만에 일본 통산 120번째 승리를 미·일 통산 198번째 승리로 장식했다. 이제 다나카는 200승까지 단 2승만 남겨두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 인터뷰에 나선 다나카는 첫 승리에 대한 물음에 "정말 기쁩니다"라며 "나에게도 개막전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긴장이 됐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다. 수비진이 잘 막아줬고, 카이(포수)도 원 바운드 공을 잘 막아주고, 잘 이끌어줬다.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기쁜 소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라쿠텐에선 설 자리를 잃었던 다나카. 하지만 이날 최고 149km의 빠른 볼을 뿌리며 여전한 경쟁력을 드러냈다. 다나카는 "승리할 수 있었던 1승. 정말 특별한 경기였다. 여러 일이 있었지만, 결국 이길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요미우리는 어떤 팀인가?'라는 마지막 물음에 다나카는 "그 질문 어렵네요"라고 잠시 뜸을 들였다.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모습. 하지만 이내 다나카는 "최고의 팀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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