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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아직 11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미국 언론은 이정후가 올해 내셔널리그 타격왕은 물론 MVP 투표 5위권 내에 포함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야말로 엄청난 찬사다.
이정후는 1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홈 맞대결에 중견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이정후는 홈런만 나왔다면 '힛 포 더 사이클링'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폭주했다. 1회 2사 주자 없는 첫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이정후의 방망이가 불을 뿜기 시작한 것은 두 번째 타석. 샌프란시스코가 0-5로 크게 뒤진 4회말 무사 1루에서 이정후는 신시내티 선발 닉 마르티네즈를 상대로 0B-2S의 매우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체인지업에 반응했다.
타격 자세가 무너지면서까지 마르티네즈의 체인지업을 받아친 타구는 오라클파크 우익수 방면으로 향했고, 이는 장타로 이어졌다. 최소 2루가 가능했던 타구에 이정후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선보이며 1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임과 동시에 3루 베이스에 안착했다. 다만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면, 엘리엇 라모스의 땅볼 타구에 홈을 파고들었지만, 신시내티의 그물망 수비에 막혀 득점까진 손에 넣진 못했다는 점.
하지만 이정후의 활약은 이어졌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터뜨린 이정후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2루타 때 3루에 안착했고, 상대 폭투에 홈을 밟으며 득점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이정후는 7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폭발시키며 3루타-안타-2루타를 완성했다. 하지만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힛 포 더 사이클링'을 달성하진 못했으나,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대역전승에 큰 힘을 보탰다.
지난해 부상으로 37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던 이정후는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10일 경기에서 다시 한번 2루타를 추가하며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2루타 부문 단독 1위 자리를 사수하는 등 11경기에서 15안타 4타점 11득점 3도루 타율 0.333 OPS 0.908로 펄펄 날아오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ESPN'은 10일 2025시즌 타이틀을 예측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정후가 내셔널리그 타격왕에 오를 것이며 MVP 투표에서도 5위권 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SPN'은 "이정후의 루키 시즌은 37경기 만에 부상으로 조기 종료됐다. 만약 2024년 타석수가 15타석만 적었다면, 이정후는 올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ESPN'은 "이정후는 루이스 아라에즈에 비해 훨씬 빠르고 장타 잠재력이 풍부하다. 그는 공을 넓게 퍼뜨려 치기 때문에 수비하기도 어렵다. 윌리 아다메스 뒤 맷 채프먼 앞 타순에 자리해 타격 기회도 많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설 확률도 높다"며 "믿기 힘들겠지만, 이정후를 타격왕으로 예측하는 것은 생각보다 대담한 이야기가 아니다. 덜 알려진 타자들이 리그 타격 1위를 차지하는 일은 종종 있다"며 이정후가 타격왕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모든 경기가 종료되진 않았지만, 이정후는 현재 내셔널리그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들 중에서 타격 10위권 내에 포함돼 있다. 지금의 기세를 끝까지 이어간다면, 타격왕 타이틀을 손에 넣는 것도 결코 꿈은 아니다. 최근 수상자만 보더라도 얀디 디아즈, 율리 구리엘, 팀 앤더슨, 제프 맥닐, 디 고든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슈퍼스타급의 선수들은 아니다.
'ESPN'은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후안 소토, 프란시스코 린도어, 브라이스 하퍼, 프레디 프리먼, 엘리 데 라 크루즈, 코빈 캐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카일 터커 등 내셔널리그에는 슈퍼스타들이 있다. 그러나 '이정후가 누구지?'하고 검색하는 순간 이 선수들보다 더 나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이건 마치 한여름 플로리다의 태양 만큼 뜨겁다"고 이정후가 최고의 시즌을 보낼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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