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드디어 감 잡았나.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37)의 오른 다리가 히팅포인트 이전에 열리는 것을 지적했다는 코치들의 보고를 받았다. 10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이후 11일간 2군에 머무르며 타격 매커닉을 다듬었고, 퓨처스리그에도 나갔다. 15경기서 타율 0.200 1홈런 6타점 OPS 0.570. 누가 봐도 김재환과 어울리는 성적이 아니었다.
김재환은 2022~2023년 부진을 딛고, 2024시즌 136경기서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 OPS 0.893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2년 연속 겨울에 김재환을 지도한 강정호는 김재환이 올해 더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대와 달랐던 지난 1달이다. 지나간 1달은 지나간 것이고, 지금부터 약 5개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올해 두산의 운명, 나아가 2025-2026 FA 시장에서 자신의 운명이 달라진다. 김재환은 올 시즌을 마치면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당연히, 지금 같은 퍼포먼스라면 좋은 수준의 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2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1군에 복귀하자마자 5번 지명타자로 나갔다. 2회 2루수 땅볼, 5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키움 선발투수 하영민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8회 박윤성의 바깥쪽 포심을 가볍게 잡아당겨 우중간안타를 만들었고, 9회 키움 마무리투수 주승우의 149km 투심이 한가운데로 몰리자 놓치지 않고 우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 한 방은 주승우의 올 시즌 첫 실점이었다. 주승우는 최하위팀의 마무리지만, 등판하면 키움이 쉽게 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갖는다. 결과적으로 주승우가 세이브를 따내면서 키움은 이겼다. 그러나 주승우로선 개막 직후 6경기 무실점 행진이 끝난 날이었다. 김민석의 중견수 뜬공으로 두산의 4-5 패배. 그래도 두산으로선 맥없이 무너지지 않았다.
시즌 2호, 개인통산 265홈런. 지난 9년간 250홈런을 터트린 KBO리그 최고 왼손 거포에게 올 시즌 출발은 자존심 상하는 행보다. 2군까지 다녀왔으니 더 이상 밀려날 곳도 없다. 이제 중심타선에서 제이크 케이브 등과 시너지를 내야 한다.
두산이 앞으로 치고 올라가려면 김재환의 분발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이날 막판 안타와 홈런은 23일 경기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만족할 수 없고 만족해도 안 된다. 겨울에 제대로 평가를 받으려면, 더 많은 좋은 표본이 필요하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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