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키움, 꼴찌 안 한다.”
지난 2월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야시엘 푸이그(35)는 위와 같이 말했다. 푸이그는 이후 스프링캠프 귀국 인터뷰를 비롯해 수 차례 같은 발언을 했다. 키움 히어로즈에 3년만에 돌아오니 멤버 면면이 많이 바뀐 걸 놀라워했다. 그러나 지금 멤버들의 장래성이 충분하다며, 자신이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겠다고 했다.
실제 푸이그는 3년 전에도 올 시즌에도 미국에서 보였던 악동 기질을 1도 찾아볼 수 없다. 올 시즌에는 사실상 부주장 같은 역할을 한다. 젊은 타자들의 멘토 역할까지 도맡는다. 홍원기 감독은 그런 푸이그의 성숙함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결국 외국인선수는 자신이 빛나야 가치가 높아지는 법이다. 올 시즌 초반 푸이그는 안 풀린다. 27경기서 106타수 23안타 타율 0.217 4홈런 14타점 14득점 OPS 0.640 득점권타율 0.222다. 3년 전에도 시즌 초반에 규정타석 타율 꼴찌까지 했다가 시즌 중반부터 급반등했고, 포스트시즌까지 맹활약하며 키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올려놨다.
단, 올해 3년 전과 같이 대반전할 것이란 보장은 전혀 없다. 결국 푸이그는 땀으로 승부하고 있다. 남들보다 먼저 경기장에 나와 오윤 타격코치와 구슬땀을 흘려왔다. 최근에는 허리와 다리에 고무밴드를 착용하고 훈련하며 히팅포인트 이전에 중심이동이 되는 점을 고치려고 애썼다.
그 결과 22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서 시원한 투런포를 터트렸다. 23일 고척 두산전서는 2안타를 날렸다. 시즌 성적은 안 좋지만, 분명 이번주에 반등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그런 푸이그가 24일 고척 두산전에 결장했다.
알고 보니 23일 경기서 출루한 뒤 투수의 견제구에 1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왼 어깨 극상근건을 다쳤다. 구단에 따르면 푸이그는 24일 병원 두 곳에서 크로스체크를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부상이 심각하지 않아 1군에서 말소되지 않았다. 그래도 주말 SSG 랜더스와의 원정 3연전에는 출전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푸이그는 23일 경기서 벤치클리어링 주인공이기도 했다. 두산 우완투수 김유성이 계속 손에서 공이 빠져서 우타자의 얼굴 쪽으로 위협구가 갔다. 실제 푸이그는 이날 사구를 한 차례 기록했다. 사구 다음 타석에서 위협구까지 받자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해 마운드로 향했다. 푸이그는 동료들이 말리자 곧장 진정했다. 야구가 안 풀리는데 사구에 위협구까지 겪으면 순간적으로 화가 날 수 있다.
푸이그에겐 잔인한 4월이다. 자신의 야구도 안 풀리고, 키움도 자신이 큰 소리를 뻥뻥 친 것과 달리 최하위가 굳어질 조짐이다. 푸이그도 키움도 5월엔 반등할 수 있을까. 일단 4월 잔여경기를 잘 버텨야 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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