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난 홈런타자가 아니다.”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는 늘 위와 같이 말한다.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개인통산 400홈런을 때렸음에도 그 생각엔 변함없다. 399호 홈런을 쳤을 때 이미 예상한 반응이었다. 단, 최고령이라고 하면 의미가 조금 달라진다.
최형우는 이날 6회초 무사 1,3루서 키움 좌완 윤석원의 초구 141km 포심이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통타, 비거리 130m 중월 스리런포를 쳤다. 실투이긴 했지만, 투수친화적인 고척돔의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파워를, 42세에도 보유했다.
그의 이날 나이는 정확히 41세 4개월 20일.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38세9개월16일만에 달성한 최고령 400홈런을 2년 반 가까이 경신했다. 그만큼 늦게 달성했다는 의미지만, 이 나이에 400홈런을 해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최형우는 아직 이승엽 감독(467홈런)을 넘어서진 못했다. 그러나 최고령 기록을 깼으니 어떻게 보면 이승엽 감독을 넘어섰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로도 67개 차로 좁혔으니, 좀 더 힘을 내면 따라잡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당장은 안 되고, 우선 올 시즌을 마치면 FA 계약을 맺어야 한다.
최형우도 최고령이란 말엔 의미를 부여했다. “내가 좀 늦게 시작(프로생활)한 것도 있고, 지금까지 야야구를 하면서 홈런타자라고 얘기하지만, 난 홈런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야구를 해오고 있다. 오래됐으니까 축적됐다고 생각한다. 400개를 쳤다는 것보다,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해온, 뭐 그런 의미가 있다”라고 했다.
400홈런을 받았다. 최형우는 “(박)찬호가 주길래 ‘그냥 너 가져라’고 했는데…”라고 했다. 결국 최형우는 400홈런공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날 3타점을 추가해 통산 1668타점을 기록했다. 이 부문은 독보적인, 압도적인 통산 1위다. 2위 최정(SSG 랜더스, 1568타점)에게 100개 앞서간다.
최형우는 “타점도 쌓이면 좋다. 팀에 점수를 연결해준다는 뜻이니까. 중심타자로서 안타 2~3개보다 타점이 훨씬 더 영양가 있다. (자신보다 4살 어린)최정이 당연히(자신보다 야구를 오래 할 것이니까) 날 따라잡을 것이다. 잡으면 어쩔 수 없고, 나는 내 길을 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올해 KIA 타선은 작년보다 생산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최형우는 익숙한 4번타순에서 늘 푸른 소나무처럼 홈런과 안타, 타점을 뽑아낸다. 그 하루하루가 모여 KBO리그 레전드가 됐고, 타격장인으로 불린다. 왜 그가 타격장인인지 입증된 경기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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