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결국 불펜 평균자책점 최하위다.
KIA 타이거즈가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불펜 대참사’를 맛봤다. 8회까지 10-3으로 앞선 경기를, 8회말에만 8실점하며 거짓말처럼 10-11로 역전패했다. KIA의 필승계투조 전상현~최지민~조상우~정해영이 나란히 실점했다.
사실 필승조가 좋은 컨디션을 발휘하기 어려웠던 경기다. 5-3으로 앞선 경기서, 갑자기 타선이 8회초에 5득점하며 스코어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필승조 투수들은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8회말에 등판하자마자 흔들린 최지민이 딱 이 케이스였다. 최지민이 10-3서 마운드에 오른 건, 당시 최지민이 5-3 상황을 가정하고 미리 몸을 다 풀어놨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후 스코어가 벌어지면서 몸을 푼 것으로 보인 김건국이 투입됐으나 김태진에게 그랜드슬램을 허용, 10-8이 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조상우와 정해영도 쉬었다가 급하게 다시 몸을 풀었을 듯하다. 제구 난조를 보이며 2점 리드를 못 지켰다. 그만큼 필승계투조로 사는 게 힘들다. 컨디션 관리가 참 어려운 보직이다. 물론 변명을 하면 안 되지만.
작년 대비 필승계투조의 물량이 크게 달리는 건 아니다. 곽도규가 시즌 아웃 됐지만, 작년엔 최지민이 사실상 1년 내내 부진해 필승조로 뛰지 못했다. 장현식이 LG 트윈스로 떠났지만, 조상우를 영입했다. 큰 틀에선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준영까지 필승조로 포함해도 무방하다.
어쨌든 현실은 불펜 평균자책점 6.23으로 최하위다. 정해영(2.25)과 조상우(3.38)는 그래도 가장 안정적이다. 그러나 최지민(4.50)과 전상현(4.30), 이준영(4.50)은 다소 높다. 그래도 이들이 1년 내내 힘을 내주지 않으면 답이 없다.
단, 이제 개막 1개월 반 정도 지났고, 무더운 여름도 다가온다. 필승계투조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개개인의 컨디션 관리는 기본이고, 두 가지 보완점이 있다. 우선 이범호 감독은 선발투수들의 이닝소화력이 작년보다 좋다면서, 선발투수들에게 조금씩 이닝을 더 맡기면서 불펜들을 관리하겠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필승조 투수들은 60~65이닝을 던지게 해야 다음 시즌에 부담이 없는 것 같다. 이기는 게임에 최대한 활용하고 지는 상황서는 버텨줄 수 있는 투수들을 준비시켜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철저한 관리를 의미한다. 단, KIA는 시즌 초반 필승조를 풀가동하고 지는 경기가 꽤 나왔다. 7일 경기가 그 결정판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제임스(네일)도 올해 확실히 이닝 수가 늘었고(킥 체인지업 장착), 올러도 이닝을 잡아먹을 줄 아는 선수다. (김)도현이도 투구수만 문제없으면 6~7이닝도 던질 수 있다. 작년엔 선발투수가 평균 5이닝 정도 던졌다. 그래서 필승조가 5명 정도 필요했다. 지금은 6~7이닝을 던질 수 있으니까 작년과 다르다”라고 했다.
마지막 방안은 필승조 투수 자체를 더 만드는 것이다. 사실 장기적 측면에서 이게 가장 중요하다. 폼을 바꾸고 나란히 부진에 빠진 임기영, 유승철, 김기훈이 대표적으로 아픈 손가락들이다. 유승철은 어깨가 좋지 않아 개점 휴업 중이고, 김기훈도 잔부상을 털고 최근 퓨처스리그 실전에 나서기 시작했다. 임기영은 퓨처스리그서도 고전 중이다.
이범호 감독은 “기훈이는 안 좋다가도 갑자기 확 좋아질 수 있는 투수다. 뭔가 하나가 딱 맞으면 성장할 수 있다. 스피드 4~5km가 갑자기 더 나올 수 있다. 스피드가 올라오면 1군에 올려서 한번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어떻게든 지금 KIA의 필승계투조에 힘이 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 5.7 고척 참사의 교훈이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