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너한테 기회다. 진짜 잘해라.”
김도영과 윤도현(22, KIA 타이거즈)은 중~고교 시절 라이벌 유격수였다. 프로에 입단해선 크게 엇갈리고 있지만, 두 사람은 최근 하루 차이로 잇따라 부상했다. 김도영이 2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서 우측 햄스트링을 다쳤고, 윤도현은 28일 광주 키움전서 우측 허벅지를 다쳤다.
불행 중 다행으로 윤도현의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다. 본인은 괜찮다고 했는데 이범호 감독이 뺐다. 병원도 가지 않았고 아이싱 치료만 했다. 윤도현은 경기 후 정말 괜찮다고 했다. 최근 김선빈의 빈 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수비에선 실책이 종종 나오지만, 역시 타격 재능은 대단하다. 28일 경기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윤도현은 “우중간 타구여서 2루까지 승부가 되겠다 싶어서 가다가 스탑을 했는데 살짝 놀란 느낌이 난 것 같다. 동점이었고 주자 1루였기 때문에 그 다음 상황에서 분명 도루 사인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한 번 타임하고 쉬었다가 하려고 했는데 코치님이 내일 하자고 했다”라고 했다.
알고 보니 김도영이 다쳤던 그날, 윤도현과 함께 샤워하며 우정을 나눴다. 윤도현은 친구를 격려했고, 김도영은 친구를 응원했다. 김도영은 덤덤하게 윤도현에게 “너한테 기회다. 진짜 잘해라. 부상 조심해라”고 했다.
윤도현은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도영이가 다쳐서 마음이 아프다. 마음 속으로 계속 욕했다. 왜 뛰었을까. 그런 생각도 하고 그랬다. 어제 경기 끝나고 같이 샤워를 했는데, 지금 도영이가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야구는 계속된다. 윤도현은 알고 보면 재활의 남자다. 숱한 부상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다. 그는 “부상을 통해서, 재활을 경험하면서 강해졌다. 도영이도 굉장히 열심히 하는 선수다. 돌아올 때 한층 더, 엄청나게 좋은 선수가 돼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윤도현은 김도영의 몫까지 해내려고 한다. 그는 “빈 자리를 채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더 집중해서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최형우가 27일 경기 후 부상자 복귀를 기대하기보다 지금 1군에 있는 선수들이 잘해야 한다는 인터뷰를 통해서도 울림이 있었다. 최준영 대표이사도 이 내용을 이날 선수단 미팅에서 언급했다고.
윤도현은 “대표이사님이 오셔서 경기 전에 미팅도 했다. 형우 선배의 인터뷰를 보지는 못했는데 대표 이사께서 형우 선배의 인터뷰를 보고 100% 동의한다는 말씀을 했다. 경기에 나가기 전에 형우 선배 인터뷰를 보고 왔다. 다친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그 자리가 자기 자리가 아니고, 그 선수가 돌아와서도 자기의 자리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씀을 했다. 그 말을 듣고 진짜 돌아오기 전까지 내가 해야 하는 모든 것을, 다 보여줘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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