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현재 유동성 충분…2008년 금융위기때와 달라
금통위원 4명, 3개월 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낮추면 주택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내린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금융 여건만 본다면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 총재는 현재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때와 비교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3년짜리 금리 등 중장기 금리가 굉장히 많이 내려와 있다”며 “유동성 공급이 기업 투자나 실질 경기 회복보단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가 급증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은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서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 0.8% 중 기여도는 내수가 0.8%p, 순수출은 0%로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률은 순수출 기여도가 -0.3%p로 악화하고 내수 기여도는 1.9%p로 올라갈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소비는 올해 1분기 바닥을 치고 완만하게 올라갈 것”이라며 “건설경기는 지방 중심의 과잉 투자가 점차 해소되면서 올해 하반기 저점을 찍으면서 올라가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저성장의 원인으로는 건설경기 부진을 꼽았다. 그는 “건설이 나쁘니까 재정과 이자율을 통해서 다시 돌리자는 얘기는 부동산을 조정하지 않고 또 가자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금통위원들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번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가계부채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경계감이 여전히 크지만,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면서도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3개월 내 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총재는 “경기가 생각보다 나빠진 만큼 금융안정 리스크를 점검하면서도 경기를 진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2명은 연 2.5%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 한미 금리차, 미국 관세 정책 변화, 수도권 부동산 가격 변화, 새 정부 경제 정책을 점검하면서 경제 여건 방향성이 조금 더 정해진 이후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견해”라고 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