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승엽은 이젠 좀 그렇고…KIA 제1의 김석환이 진짜 날개를 펼 시간, 나성범·최원준·이우성 좌절은 기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2의 이승엽은 이젠 좀 그렇고…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의 외야진 운영 구상은 시즌 중반에 들어선 현 시점에서 완전히 틀어졌다. 이범호 감독은 1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어느 조합이 최상인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사실상 틀을 다시 짜고 있다.

좌익수 이우성~중견수 최원준~우익수 나성범으로 개막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우성과 최원준의 부진, 나성범의 종아리 부상으로 플랜A가 초토화됐다. 공수주를 갖춘 유일한 백업요원 박정우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공수주를 갖춘데다 출루율이 좋은 베테랑 이창진의 햄스트링 부상도 뼈 아프다.

결국 이범호 감독은 김호령을 현재 붙박이 중견수로 쓴다. 자신의 권유대로 클로즈 스탠스로 바꾸면서 타격의 품질이 다소 좋아졌고, 어쨌든 수비력이 팀에서 가장 좋은 선수다. 그리고 좌익수와 우익수를 상대 선발투수와 개개인의 컨디션에 따라 돌려가며 기용한다.

이젠 돌아온 최원준과 이우성이 주전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다. 오선우의 활약이 꾸준하기 때문이다. 외야로 전향한 정해원이 1일 2군으로 돌아갔지만, 이 선수도 있다. 한때 제2의 이승엽으로 불린 좌타자 김석환(26)이다.

어느덧 20대 중반이다. 김종국 전 감독이 멍석을 제대로 깔고 기회를 준 시점이 2022년이었으니, 3년이 더 흘렀다. 지난 3년간 김석환은 1군에서 거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거포 유망주지만 거포 능력을 보여준 적도 없고, 1군 투수들의 변화구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의 쓴소리를 피하지 못했다.

그래도 김석환은 포기하지 않고 2군에서 계속 타격을 다듬어왔다. 2군에선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 올 시즌에도 33경기서 타율 0.345 10홈런 27타점 OPS 1.158이다. 2군에선 오타니 쇼헤이이자 애런 저지나 다름없는 선수다.

그런데 1군에만 오면 실적을 내지 못하고 2군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이런 모습이 반복되니 벤치에서도 제대로 기회를 주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외야진이 진짜 폭격을 맞았기 때문에, 오선우 하나만으로 뉴 페이스가 부족하다.

이범호 감독은 우투수가 나오면 김석환에게 꾸준히 기회를 준다. 최원준이 1일 1군에 컴백했지만, 오선우를 1루수로 기용하면서 김석환을 또 다시 선발로 기용했다. 김석환은 2타점 적시타 포함 2안타를 만들어내며 제 몫을 했다. 11경기서 타율 0.281 5타점 4득점 OPS 0.637. 표본이 적어서 큰 의미는 없어도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김석환에게 기회가 열렸다. 나성범은 6월 중에는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도 30대 후반으로 가고, 점점 지명타자 비중을 높여야 할 시기다. 최원준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다. 외야 1~2자리가 장기적으로 누구에게나 열려있음을 의미한다. KIA로서도 타격 자질이 있는 김석환이 이번 기회에 1군에 자리를 잡으면 좋은 일이다.

현재 1군에선 최근 4경기서 4홈런을 친 윤도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는 오선우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여기에 그쳐선 안 된다. 김석환이 조용히 반전의 시즌을 만들어간다면 중위권 싸움을 하는 KIA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긴 호흡으로 바라보면서, 애버리지를 끌어올리는 시간이다. 업-다운 사이클이 있어도 인내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2군행이 큰 의미가 없는 선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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