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일반
中 TV 3강, 초대형 시장 약진…세계 TV 출하량 한국 첫 추월도
매출 점유율도 맹추격…LG 1위 유지했지만 '흔들'
LG전자, 프리미엄 '투트랙' 대응…QNED 카드로 맞대응
TV사업 수익성 올린다…webOS 플랫폼 광고 강화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중국 TV 제조업체들이 한국 기업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LG전자가 글로벌 TV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지만 중국 TV브랜드들이 저가 물량 공세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데 이어 매출 점유율까지 한국 기업들을 점차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안방까지 치고 들어온 중국 TV 제조업체들의 추격을 막기 위해 국내 기업은 프리미엄 제품의 대중화를 기반으로 차별화를 통해 시장 우위를 한층 강화해나가겠다는 목표다.
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발표한 올해 1분기 TV 시장 현황에 따르면 매출 기준 LG전자는 OLED TV 시장에서 47.2%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1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LG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왕좌를 수성한 것이다. 전체 TV 시장에서는 점유율 15%로 1위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자리에 오른 LG전자의 독주가 두드러졌다.
LG전자는 올해 글로벌 TV 시장에서도 선두를 지켰지만 수익성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LG전자의 TV 사업 실적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올 1분기 LG전자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부 영업이익률은 0.1%로 지난해 1분기(3.6%) 대비 하락했다. 매출도 4조9500억원으로 1년 전(5조600억원)에 비해 줄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는 1분기 출하량 기준 점유율 52.1%로 1위 자리를 유지했으나 수익성은 지지부진했다.
반면 물량 공세에 힘입어 중국 TV 업체들의 매출 점유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때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넘어서기도 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TV 제조사의 시장 점유율은 총 31.2%로, 삼성전자·LG전자의 합산 점유율(28.4%)을 추월했다. 실제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2020년 24.4%에서 2021년 26.3%, 2022년 28.4%, 2023년 29.6%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처음 30%대를 넘어서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한국은 2020년 33.4%에서 2023년 29.8%로 내려앉았다.
중국 TV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도 눈에 띈다. TCL은 1분기 매출 7조7334억원, 순이익 195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2% 성장했고, 하이센스도 순이익이 14.9% 증가한 2172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TV 업체들은 LCD(액정표시장치) 기반 프리미엄 TV를 앞세워 공세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초대형 TV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며 국내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TCL의 초대형 TV 점유율은 2020년 5.1%에서 지난해 15.0%로 3배 가까이 증가해 이 부문 2위인 LG전자(15.1%)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하이센스 역시 같은 기간 4.2%였던 점유율을 14.6%로 끌어올렸다.
중국 TCL, 하이센스 외에 샤오미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TV 시장에 진출해 판매 공세에 나서는 상황이다. 중국은 현재 TV용 LCD 패널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가격 협상에서 우위에 있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는 중국 물량이 한국을 뛰어넘었다. 중국 제조사의 가격 공세와 기술 투자가 거세지면서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우는 한편 중저가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전략 조정에 나서고 있다.
그간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올레드 TV 위주로 마케팅을 펼쳐왔지만 중국 브랜드들이 초대형·프리미엄 LCD TV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자 이에 대응해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인QNED TV 카드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올레드 TV를 고급형인 '올레드 에보'와 일반형 올레드로 나누고, 42인치부터 97인치까지 업계 최다 라인업을 출시했다. 동시에 QNED TV 100인치 제품을 새롭게 추가, 프리미엄 LCD TV군에서도 40인치대부터 100인치까지 폭넓은 제품을 선보이는 등 '듀얼 트랙'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또 TV의 두뇌라 불리는 스마트 TV 플랫폼 '웹OS'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해 입지를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기업들이 패널 분야에서 헤게모니를 쥐면서 하드웨어 기술력은 상당히 따라왔지만 독자적인 OS(운영체제)가 없어 TV 구동 제어나 지역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있는 만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LG전자는 TV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webOS 플랫폼에 힘을 싣고 있다. 2027년까지 webOS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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