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 붙어야 한다. 시간 지나면 제일 부담스러운 팀.”
최근 ‘절대 1약’ 키움 히어로즈와 맞붙은 타 구단의 사령탑이 했던 얘기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9개 구단이 키움과 맞붙는 게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지금 맞대결을 마치는 게 오히려 낫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선 키움과 관련해 여러 얘기가 나돈다. 타 구단 관계자들은 “승수 자판기”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키움에 지면 1패가 아니라 2패(데미지)”라고도 했다. 그래서 위 사령탑은 “키움과 맞붙는 건 엄청난 기회이자 위기”라고 했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올까. 올해 키움 전력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키움은 지난달 31일~1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서 잇따라 1-0으로 승리, 오랜만에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그래도 16승44패1무, 승률 0.267로 독보적 최하위다. 9위 두산에 9.5경기 뒤졌다.
역대 최약체 팀들이 언급된다. 100패가 유력하다. 3년 연속 최하위 역시 유력하다. 이러니 시간이 흐를수록 키움은 승패에 대한 부담 없이 경기를 치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부담 없이, 모든 걸 놓고 경기를 치르는 상대가 당연히 제일 무서운 법이다.
더구나 상위권 팀, 5강에 사활을 건 팀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눈 앞의 1경기가 소중해진다. 키움전은 지금도 2승1패를 해도 섭섭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앞으로 키움에 1패를 하면 실질적, 심리적 데미지가 더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러니 자금 맞붙을 것 다 맞붙고 시즌 중반 이후엔 안 만나는 게 낫겠다는 말이 나온다.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다. 독보적 최하위 팀의 선수들이 부담이 없을 수 있지만, 의욕을 상실해 개인성적에만 골몰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다. 그러면 팀 경기력은 여전히 안 나오고, 상대가 쉽게 바라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키움이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전력이 약해도 고참들이 팀 분위기를 잘 잡고 있고, 젊은 선수들이 개인 욕심을 내는 문화를 갖고 있는 팀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로 키움이 전력이 좋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1개월만의 위닝시리즈는 야시엘 푸이그의 퇴단과 라울 알칸타라 영입이란 결단의 효과였다. 알칸타라가 6이닝 무실점으로 친정 두산 타선을 막았기 때문에 2연승이 가능했다. 키움은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했다.
키움은 이번달에 특급신인 정현우가 어깨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다. 아직 검증된 게 없는 신인이지만, 그만큼 9개 구단도 아직 정현우를 잘 모른다. 기본적으로 제구력과 커맨드를 어느 정도 갖춘 투수이기 때문에, 쉽게 무너질 투수는 절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케니 로젠버그~알칸타라~하영민~김윤하~정현우로 꾸리는 5선발은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 결국 허리를 받치는 하영민과 김윤하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김선기나 김연주 등 백업 선발들도 실전 선발 투입이 금방 가능하다는 게 또 다른 장점이다.
불펜은 현 시점에서 가장 믿을만한 마무리 주승우를 메인 셋업맨으로 돌렸다.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이 사령탑을 하던 시절부터 조상우(KIA)를 활용했던 방식이다. 부진한 베테랑 원종현에게 마무리를 맡긴 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그만큼 이 팀에 필승조로 쓸만한 확실한 젊은 투수가 없다.
타선에서 베테랑들이 좀 더 터지고, 송성문과 이주형이 중심을 좀 더 잡는다면 정말 만만치 않은 고춧가루부대가 될 수도 있다. 이게 끝도 아니다. 특급에이스 안우진이 9월17일에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다. 안우진은 이미 토미 존 수술에 의한 재활을 마쳤다. 등판 가능한 몸 상태를 거의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9월은 팀 성적에 더더욱 부담이 없는 상황일 테니 안우진의 복귀전이 성사될 가능성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안우진도 올 시즌 복귀를 원한다는 후문이다.
여러가지 의미로 키움이 현 시점부터 점점 강해질 일만 남았다. 지금이 바닥이라고 봐야 한다. 전력도 역대급으로 약하지만, 반대로 역대급 고춧가루부대가 될 수도 있다. 9개 구단이 키움을 부담스러워할 시기가 점점 다가온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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