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삼성바이오, ‘수주·설비’로 글로벌 입지 확대
미국 ‘바이오안보법’ 변수에 공급망 재편 가속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선두 4개사가 수주와 생산 능력 확대 경쟁에 나섰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CDMO 전통 강자인 스위스 론자와 한국 삼성바이오로직스, 일본 후지필름,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 기준 전 세계 1위로 올라서며, 매출과 수익성 모두에서 급성장세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4조5473억원, 영업이익은 1조3201억원으로, 각각 23%, 19% 증가했다.
누적 수주액은 176억달러(약 25조3000억원)로,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의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5공장 완공으로 생산량이 론자를 넘어섰고, ADC(항체약물접합체) 전용 공장 가동과 북미·일본 거점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론자는 CDMO 매출 기준 세계 1위로, 지난해 10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2.1% 하락했다. 현재 임상 후기 및 상업화 단계 제품이 매출의 70%를 차지하며, ADC 분야에서 30%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우시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3조5700억원, 누적수주 817건(상업화 21건·임상 3상 66건)으로, ADC·이중항체 등 멀티 모달리티 수주가 확대 중이다. 다만 미국의 바이오안보법 등 영향으로 중국 업체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우시의 미국 내 사업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후지필름은 CDMO 매출 3조3000억 원을 달성했다. 북미·덴마크 등에 리액터 증설과 일본 내 시설 확충으로 올해 20~30%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리제네론과 30억달러 규모 계약 체결로 세포·유전자 치료(CGT)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미국 현지 자회사 후지필름 디오신스는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대형 세포배양 공장을 2025년까지 순차 완공하고 있다.
국제 경쟁 구도도 주목된다. 인도 CDMO 기업들이 미국의 바이오안보법에 대응해 수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자이더스가 미국 이제너스 시설을 인수하며 글로벌 CDMO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론자 등과 비교될 만한 인프라 확대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론자는 구조조정과 ADC 사업 강화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론자·삼성·후지·우시 4강체제는 각자 ‘첨단 분야·미국 거점·규제 대응’ 포인트를 중심으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의약품 CDMO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000억달러(약 687조원)로, 2030년까지 연평균 8.8%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능력 확대와 글로벌 고객사 확보를 통해 CDMO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며 “미국 바이오안보법 시행과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CDMO 4강 기업 간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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