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아쉽다.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의 50(홈런)-50(도루) 기념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미국 매체 스포츠그리드의 크레이그 미쉬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오타니의 50번째 홈런공을 습득한 팬은 공을 가지고 가기로 했다. 다저스는 볼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타니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6타수 6안타(3홈런) 10타점 2도루 4득점으로 활약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마이애미 선발 에드워드 카브레라의 5구째 시속 94.8마일(152.5km)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ㅍ렸다. 이후 프레디 프리먼이 볼넷을 골라 무사 1, 2루가 됐다. 그리고 오타니와 프리먼이 더블 스틸을 성공시키면서 2, 3루를 만들었다. 이로써 오타니는 50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두 번째 타석도 좋았다. 맥스 먼시 볼넷, 개빈 럭스의 안타로 만든 2회초 2사 1, 2루에서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섰다. 카브레라의 2구째 93.5마일(150.4km) 체인지업을 다시 한 번 공략해 우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그리고 바로 2루를 훔쳤다. 시즌 51호 도루를 연달아 만들어냈다. 하지만 베츠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득점에는 실패했다.

51호 도루로 오타니는 일본 출신 선수의 단일 시즌 도루 부문에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49개)을 넘어 단독 2위가 됐다. 이제 스즈키 이치로(2001년 56개)의 기록에 도전한다.

5-1로 달아난 3회초 2사 1, 3루에서 또 하나의 2루타를 신고한 오타니는 이후 타석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오타니는 팀이 7-3으로 앞선 6회초 1사 2루에서 바뀐 투수 호르헤 소리아노의 2구째 85.4마일(137.4km) 슬라이더를 제대로 걷어올렸고, 111.2마일(179km)의 속도로 날아간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됐다.

이로써 오타니는 49호 홈런을 완성했다. 메이저리그 최초 49홈런-51도루를 만들어낸 오타니는 전인미답의 50홈런-50도루까지 홈런 단 1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그리고 11-3까지 벌어진 7회초 2사 2, 3루에서 오타니는 다시 한 번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볼카운트 0-2에서 폭투가 나오면서 3루 주자 럭스가 홈을 밟았다. 2사 3루로 바뀐 가운데 오타니는 마이크 바우만의 4구째 89.1마일(143.3km) 너클 커브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50호. 전인미답의 50홈런-50도루에 성공한 순간이다.

오타니는 그라운드를 돌며 크게 포효했다. 커튼콜까지 나오자 더그아웃에서 나와 팬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마이애미 벤치에서도 축하의 목소리가 나왔고, 오타니도 고개 숙여 인사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9회초 2사 1, 2루에서 내야수 비달 브루한이 던진 68.3마일(109.9마일) 슬라이더를 받아쳐 비거리 440피트(약 134m)의 초대형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제 오타니의 기념구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오타니의 50호 홈런공은 좌측 담장을 넘어갔을 때 이 공을 잡기 위해 근처에 있던 팬들이 몰렸다. 한 남성이 이를 쟁취했고, 구단 관계자와 보안 요원들에 둘러싸여 관중석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오타니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구단에 양도하지 않고 그대로 귀가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SI는 "2022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시즌 62호 홈런볼은 한 스포츠 경매시장에서 익명의 입찰자에게 150만달러(약 19억9000만원)에 팔렸다"면서 "오타니의 홈런공의 가치는 얼마나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주목했다.

야후스포츠는 "50홈런-50도루를 기록한 최초의 MLB 선수의 공을 잡은 행운의 팬은 20만 달러(약 2억 6500만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예측했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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