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가렸다가 팬들 앞에서 '바보' 된 걸그룹 파나틱스 [박윤진의 틈]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가리면 어떡하냐. 보여주려고 하는 건데. 바보냐."

걸그룹 파나틱스의 소속사 관계자가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진행한 라이브 방송 도중 노출을 강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졌다. 짧은 하의를 입은 멤버들에게 누군가가 겉옷을 건네며 다리를 가릴 수 있도록 하자, 소속사 관계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이같이 잔소리를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는 17일 "상처를 받았을 멤버들과 팬들에게 사과한다"며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중의 비판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사과한 모양새다. 영상에서 멤버들은 소속사 관계자의 잘못된 발언에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며 옷을 돌려주는데, '노출을 강요했다'는 팬들의 지적이 공론화 되고 나서야 뒤늦게 나온 사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속사는 사과문에서 "관련된 책임자는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는 원론적 얘기뿐이다. 이번 일로 가장 큰 상처를 입었을 멤버들과 그들의 부모에게 진정성 있는 위로와 구체적인 대책은 없었다.

걸그룹 노출은 스스로 선택한 부분이라 하더라도 성 상품화 논란이 뒤따르곤 하는데, 이번 일은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소속사가 도리어 가수들에게 노출을 강요하다 이미지와 멤버들의 마음에 피해만 입혔다.

또 소속사는 "향후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면서도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문제의 영상을 여전히 삭제 조치하지 않아 소속사의 허술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관계자는 그저 겉옷으로 다리를 가렸을 뿐인 멤버들을 '바보' 취급했지만, 진짜 '바보'는 문제의 발언을 한 관계자와 안일하게 대응한 소속사란 사실을 파나틱스의 팬들과 대중들은 알고 있다.

[사진 = 파나틱스 V라이브 영상, 마이데일리 사진DB]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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