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9 찬희, 재능만 낭비"…19금 썰 풀다 골로 간 '썰' [김나라의 별나라]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썰' 풀다 X 됐다.

포스터 속 홍보 문구 그대로다. 2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 '썰'(감독 황승재)은 저속한 욕설이 연상되는 이 표현이 전부였다. 작품을 보고 나면 '썰 풀다 X 됐다'가 셀프 디스를 알리는 경고문으로 보일 지경이다.

'썰' 제작진에 따르면 영화는 꿀알바를 찾아 외진 저택으로 모인 이빨(김강현), 정석(강찬희)이 세나(김소라)와 믿을 수 없는 '썰'을 풀기 시작하면서 예측할 수 없게 일이 점점 커지는 역대급 썰케일의 상황을 담은 티키타카 병맛 잔혹극이라는 설명.

잔혹하긴 잔혹한데, 성인지 감수성을 잔혹할 정도로 짓밟아버려 황당할 따름이다. 'B급 병맛'이 언제부터 무적의 포장지가 됐을까.

'썰'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긴 하지만 성인도 감당하기 힘든 저급한 음담패설이 난무한다. 끼고 싶지 않은 술판을 스크린에 펼쳐내며 객석 곳곳에 불쾌감을 심어준다. 남녀 할 것 없이 모든 캐릭터가 원초적 성욕에 집착해 입만 열면 성희롱을 일삼는 저질스러운 대사들을 내뱉는데, 고막 테러급이다. 여기에 여성과 남성의 주요 신체 부위를 노골적으로 훑는 카메라워킹까지 거북함을 절정에 달하게 한다.

특히 성적 대상화된 세나는 꽃뱀으로 묘사되어 스폰 썰을 자랑스럽게 풀어내고 초면인 정석이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막무가내로 들어가 볼일을 보거나 이빨의 성기를 손으로 덥석 잡는 등 괴상하고 엽기적으로 그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 못지않게 이빨도 세나의 가슴에 대고 온도를 체크하거나 겁탈을 시도하는 음흉한 변태로 다뤄져 경악에 빠트린다.

뿐만 아니라 '썰'은 떠오르는 연기돌 SF9 멤버 강찬희의 발목을 붙잡으며 안타까움을 더한다. 강찬희의 호연이 무색하게 삼류 성인물 수준의 작품성으로 아까운 재능만 낭비한 꼴이 됐다.

'썰'은 오는 6월 3일 개봉 예정이다. 러닝타임 84분.

[사진 = ㈜스마일이엔티]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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