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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감독의 ‘고집’ 야구 ‘운(運)은 미국전 패배로 끝’[아무튼]
21-08-0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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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그리고 도쿄올림픽 이스라엘전 승리, 올림픽 10전 전승(무패)을 기록 중이던 김경문(63)감독의 올림픽 승리 행진은 31일 미국전에서 끝이 났다. 흥미롭게도 미국 감독은 김경문감독과 동갑에 같은 포수 출신이다. 미국에 2-4로 패해 10연승 행진도 마감했다.

미국전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선발 사이드암 고영표를 고집스럽게 끌고 가는 투수 운영이었다. 고영표는 한국이 선취점을 뽑은 상황에서 4회말 선두 좌타자 에디 알바레즈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 시킨 뒤 1사 후 미국 4번 좌타자 트리스톤 카사스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투수 교체를 고려해야 할 상황.

그런데 5회말에도 고영표가 마운드에 올랐다. 4회까지 벌써 60개를 던진 고영표이다. 고영표는 2사 후 닉 앨런에게 추가점 솔로 홈런을 맞아 1-3으로 뒤졌고 후속 타자에 중전 안타를 허용해 2사 1루가 된 상황에서 고우석으로 교체됐다. 이런 맞고 나서야 정신 차리는 투수 교체가 이어졌다.
김경문감독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 ‘신화’를 쓰며 한국야구에 금메달을 선사했을 때 야구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것이 전문가들도 쉽게 예상치 못한 작전을 느닷없이 구사했는데 그게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승리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김경문감독은 2008년에 이어 1년 연기 끝에 강행되고 있는 도쿄올림픽에서도 한국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29일 열린 이스라엘과의 B조(한국 이스라엘 미국) 1차전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10회말 양의지의 끝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행운의 승리를 거두었다.

김경문감독과 기술위원회(위원장 김시진)는 국가대표 구성에서부터 범상치 않았다. 투수를 10명 밖에 선발하지 않은데다 왼손 투수는 차우찬, 이의리 2명 밖에 없었다. NC 2루수 박민우가 서울 원정 호텔에서 코로나19 감염병법 위반으로 국가대표에서 불명예 탈락되자 김경문감독은 롯데의 고졸 신인 좌완 김진욱을 추가해 투수가 11명이 됐다. 박민우가 제외되지 않았으면 현재 국가대표팀의 투수는 10명, 내야수가 무려 8명이 될뻔했다. 포수는 2명, 외야수는 4명이다.
같은 B조의 이스라엘과 미국은 투수가 12명씩으로 한국보다 1명이 많고, 메달을 다툴 일본은 투수가 11명으로 한국과 같다.

한국-이스라엘의 1차전은 불운으로 시작해 행운으로 끝났다. 이스라엘의 1차전 선발 투수는 우완 존 모스콧이었고 김경문 감독은 이에 대응해 1번 박해민부터 2번 이정후 3번 김현수 4번 강백호 5번 오재일까지 무려 5명의 좌타자들을 연속 포진시켰다. 그런데 우완 선발 존 모스콧이 1번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은 뒤 2번 이종후 타석 볼카운트 2-2가 되는 순간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이스라엘 에릭 홀츠(56)감독은 즉시 왼손 투수 제이크 피시먼을 등판시켜 좌타자 위주 타선을 짠 한국 벤치를 교란시켰다. 이날 한국 선발 라인업에 우타자는 6번 강민호와 8번 허경문 두명 밖에 없었다. 3회초 이안 킨슬러가 선발 원태인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뽑아내 김경문감독의 선발 원태인 카드는 실패가 됐다. 그런데 좌타자 오지환이 4회말 이스라엘 왼손투수 제이크 피시먼에게서 우월 동점 투런 홈런을 쳐 2-2 동점을 만들었다. 실패와 성공을 오가는 경기가 펼쳐졌다.

김경문감독은 두 번째 투입한 최원준이 또 홈런(6회2점)을 허용했고 오지환의 역전 2루타 등으로 5-4로 앞선 상황서 잘던지던 조상우를 빼고 9회 마무리를 맡겼던 오승환이 동점 솔로홈런을 맞아 연장 승부치기까지 갔다.

10회초에는 오승환 대신 새로운 투수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승환이 계속 마운드를 지켰고 무사1,2루에서 시작된 10회를 3연속 삼진으로 막아냈다. 오승환 투입이 9회 실패, 10회는 성공이 됐는데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상당히 어려운 용병술이다.
10회말 이스라엘 에릭 홀츠 감독은 새로운 좌완 투수 제레미 블리치를 올렸는데 2사 후 우타자 허경민과 양의지에게 연속 몸에 맞는 공을 내줘 경기를 망치고 말았다. 2사 만루에서 양의지에게 던진 초구가 허리부분에서 유니폼을 스쳤다.

이스라엘전 승리 다음 날 야구 원로 분이 ‘역시 김경문감독은 운이 좋아’라고 했다. 그런데 그 운(?)이 31일 미국전으로 끝이 났다. 8월1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어떤 경기를 펼칠지 주목된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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