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는 신의 실수? '요시찰'이 실수다…'불쾌감 얼룩진 오달수 복귀작' [김나라의 별나라]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오달수의 스크린 복귀작 '요시찰', 난해함이 기괴할 정도다.

독립영화 '요시찰'(감독 김성한)은 13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메가박스 송파 파크하비오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오달수의 복귀작으로 주목을 이끈 바. 오달수가 지난 2018년 2월, 과거 동료 여배우를 성추행했다는 '미투' 의혹에 휩싸이며 활동을 중단했다가 2019년 처음 찍었던 작품이다.

'요시찰'은 감방을 배경으로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의 삶과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쏟아놓는 블랙코미디물.

극 중 오달수는 스스로를 진짜 '태양신(神)'이라고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신 역할로 분했다. 제 발로 들어간 감옥 8번 방에서 목사, 스님, 사형수, 약쟁이, 재벌 2세, 게이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인물들과 어우러진다.

신이 감옥에 들어와 삶과 죽음, 종교와 사회 등등 어지러운 세상을 정리하러 왔다는데, 관객들의 머리를 지끈 하게 만드는 황당무계한 설정의 전개가 106분간 펼쳐진다.

신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마다 난해하고 맥락 없이 폭주하기에, '요시찰'은 8번 방 그들만의 잔치가 돼버렸다. 관객들을 따돌린 채 산도 훌쩍 넘어 안드로메다로 향한다.

"우리 아버지가 만든 지구를 물려받았다. 내가 아담과 이브에 유전자를 심어 조금씩 진화한 이들이 지금의 인간이 된 것"이라는 신의 유치한 대사들은 약과에 불과했다.

이 영화가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건 마치 신처럼 "내가 태양신이다"라고 우기면 그만인 듯, 블랙코미디 장르가 전지전능한 해결사라도 된 마냥 민감한 소재들을 다루는데 거침이 없다는 거다. 1차원적 역할 이름 그대로 시종일관 겉핥기 식 시선으로 안일하게 바라보기에 주제의식을 알 길이 없다.

벌레를 보곤 흥분해 자위행위를 한 뒤 "난 흑인! 블랙!"이라고 외치는 약쟁이, "게이들은 왜 생긴 거냐"라는 게이의 물음에 "그건 신의 실수다"라고 답하는 신, 스님의 간절한 부탁에 "'할렐루야'라고 외치면 들어주겠다"라는 목사, 스님을 상대로 몽정하는 게이 등 두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장면들이 '뜬금없이' 속출한다. 영화가 생략하지 않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더라도, 그 어떤 시대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발상으로 스크린과 객석 사이에 심리적 거리감을 늘려간다. 자극을 위한 자극으로만 채워진 모양새가 되어 숨은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 됐든 호기심을 유발하지 않는다.

게다가 주연 오달수의 미투 논란은 공소시효 만료로 내사 종결된 바. '혐의 없음'으로 활동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음담패설 또한 서슴지 않는 장면이 불필요하게 흐른다.

이처럼 가볍지 않은 소재들을 갖고 가벼운 태도를 취하니, 불쾌감이 앞서 몰입에 진입장벽이 높은 '요시찰'이다. "세상에 미친놈들이 많다"라는 신의 표현이 찰나의 공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일 터다.

[사진 = ㈜씨엠닉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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