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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노무현의 남자' 안희정(58) 전 충남도지사가 지난 4일 여주 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그는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형기를 모두 바쳤다.
안 전 지사의 향후 진로는 어떻게 될까.
디지털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정치인 안희정'으로서의 행보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위계서열 간 성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치권에서 그를 끌어 않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10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당한 상태다. 안 전 지사는 당분간 경기도에 머물면서 몇몇 지인들과 진로에 대해 고심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했던 출소 현장
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7시 55분 교도소에서 나왔다. 그는 흰색 셔츠에 상·하의 검은색 양복을 입었으며, 왼손에는 개인 물품이 든 투명한 가방을 들고 있었다. 교도소 앞에는 안 전 지사의 학창 시절 친구로 알려진 김종민·강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고향 친구 등 지인 60여명이 마중나와 있었다.
안 전 지사는 정문을 나서자마자 이들과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나눴다. 취재진을 향해서도 한 차례 허리를 숙혀 인사했다. 다만 "소감이 어떤가", "김지은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곧 정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안 전 지사는 2018년 4월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혐의로 2019년 9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6개월 최종 판결을 받고 복역해 왔다.
그는 수감 중이던 2020년 7월에 모친상을, 올해 3월 부친상을 당해 형집행정지를 받아 일시 석방되기도 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근조화환을 보내고 민주당 인사들이 직접 조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수감 기간 부인과 이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사실상 끝난 정치생명…진로는 미정
한 때 강력한 대권주자였지만 정치재개는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대중들이 정치·경제 사범보다 성폭행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거액의 불법 정치 자금이 오가는 범죄보다 당장 주변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예컨데 대중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범죄를 두고 체감하는 바는 낮다. 당장 내 일로 치부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성범죄는 다르다. 내 가족과 주변 친구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간주하고 증오심을 투영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민주당 내부에서도 안 전 지사를 비롯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사건도 겪은 터라, 성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 대선·지선의 잇따른 패배도 해당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당 의원들 역시 안 전 지사의 정치적 재기를 돕겠다고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 안 전 지사의 부친상과 모친상에 조문을 갔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전례도 있다. 결국 안 전 지사의 민주당 복당은 불가능한 셈이다.
안 전 지사가 실제 출마하기도 어렵다. 그는 복권이 되지 않을 경우 공직선거법과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2024년 국회의원 선거와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통령 선거 등 각종 선거에 출마가 불가능하다.
앞으로 안 전 지사는 경기 양평군 모처에 머물면서 향후 진로를 두고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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