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힘이 돼야겠다 생각"…황희찬의 강한 의지, 기적 만들었다 [MD카타르]

[마이데일리 = 알라이얀(카타르) 이현호 기자] 황희찬(26, 울버햄턴)의 강한 의지가 기적을 만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6시(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1승 1무 1패가 된 한국은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황희찬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21분 이재성과 교체돼 경기장을 밟았다. 1, 2차전 때 부상으로 결장한 황희찬의 이번 대회 첫 출전이었다. 황희찬은 후반 추가 시간 1분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을 16강으로 이끌었다. 손흥민이 역습을 시작했다. 손흥민을 포르투갈 수비진이 감쌌다. 그 상황에서 황희찬이 중앙을 파고들었다. 손흥민은 황희찬을 보고 패스를 찔러줬다. 황희찬이 그 공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난 황희찬은 "흥민이 형이 '오늘 네가 하나 해줘야 한다, 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또 교체로 들어갈 때 많은 동료가 '할 수 있다'라는 말을 해줬다"라며 "나 또한 1, 2차전을 뛰지 못해서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렇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라고 득점 소감을 전했다.

황희찬은 몸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실 처음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살짝 아팠다. (거리가) 너무 멀다고 생각했는데 흥민이 형이 거기서 수비수들을 끌어주고 있었다"라며 "기다려줄 것이라 생각해서 흥민이 형을 믿고 뛰어갔다. 흥민이 형한테 또 패스 길이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으로 패스를 줘서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은 부상임에도 경기에 뛰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못 나오는 동안 동료들이 아픈 상황에서도 정말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2차전 끝나고 '이제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 나도 뭐라도 힘이 돼야겠다'는 각오로 세 번째 경기를 준비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다행히 완벽하지는 않지만 회복해서 경기장에 나올 수 있었다. 팀 동료들에게 감동이다. 많은 국민들께서 응원해 주시는 거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이 힘을 낼 수 있었다. 검사 결과를 보니 월드컵 기간보다 회복 기간도 더 길었다. 의무팀과 동료들이 믿음을 줘서 예상 기간보다 빠르게 돌아올 수 있었다. 좋은 결과까지 만들어내서 너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16강에서 브라질을 만난다. 황희찬은 "어떤 상대든 16강에 오른 팀은 강하다. 우리가 잘 준비하는 게 당연하다. 회복까지 시간이 많이 없다. 브라질을 상대로 한다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잘하고, 이기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축구 선수로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기는 데 집중하겠다"라며 풀타임 가능성에 대해 "뛸 수 있는 시간은 저도 계속 생각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옵션을 감독님께 만들어드리는 점이다. 뛰는 시간은 감독님이 정하는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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