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을 차려줘도 못 먹는 고장 난 '타격기계'...'0.400→0.134 추락' 1300타점에도 고개 숙인 김현수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타격기계'로 불리는 LG 트윈스 김현수(35)가 KBO 역대 7번째로 1300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김현수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7회말 1사 2.3루에서 2루수 땅볼을 치며 타점을 기록했다. 이 타점으로 김현수는 1300타점이라는 영광스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는 웃지 못했고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최근 타격 부진에 빠진 김현수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6번 타순에 배치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이상하게 김현수 앞에 주자가 모였고 그에게 찬스가 만들어졌다. 적시타 하나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 하지만 김현수의 배트는 침묵했다. 그나마 7회말에는 2루수 땅볼로 타점을 기록했지만 9회말에는 배트에 맞추지도 못했다.

9회말 1사 1.2루 찬스에서 NC 김시훈의 133km 포크볼에 상체가 먼저 돌며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홈팬들과 LG 더그아웃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결국 LG는 마지막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1-3으로 패했고 충격적인 스윕패를 당했다.

경기 후 김현수는 팬들과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올 시즌 김현수는 2007년 1군 풀타임 첫해를 보낸 이후 최악의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다. 훈련량을 늘리고 훈련 방법에도 변화를 주며 슬럼프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4월까지 타율 0.400을 기록하던 타율도 어느덧 타율 0.254까지 떨어졌다. 허리 부상을 당한 5월 이후 타율이 0.134(97타수 13안타)이다. 6월 타율은 0.100도 되지 않는다. 최근 3경기에서 13타수 무안타이며 볼넷 없이 삼진만 4번 당했다.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칼을 꺼내 들었다. 1군 엔트리 제외까지는 아니지만 6일 키움과의 경기서부터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김현수가 빠진 지명타자 자리는 오지환, 문보경, 오스틴 딘이 체력 관리를 위해 돌아가며 나설 계획이다. 그리고 신인 김범석에게도 기회가 있을 예정이다. 올 시즌 1차 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한 김범석은 아직 1군에서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34경기에 나와 109타수 41안타(6홈런) 24타점 13득점 타율 0.376 장타율 0.633 출루율 0.439로 실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LG가 29년 만의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김현수가 하루빨리 컨디션을 되찾아야 한다. LG 타선의 '정신적 지주' 김현수는 3번 타순에서 제 몫을 해야 한다. 가장 믿을만한 김현수가 가장 걱정거리가 된 LG다.

[KBO 역대 7번째 1300타점을 기록하고도 고개를 떨군 LG 김현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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