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500세이브' 오승환 전인미답 주인공 등극 "500번 팀 승리 지켜 스스로 뿌듯하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끝판대장'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이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를 달성했다.

오승환은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9-6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1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오승환은 시즌 8세이브이자 KBO리그 통산 378세이브를 수확했다.

오승환은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서호철을 2루수 직선타로 잡아낸 뒤 천재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손아섭의 도루로 득점권 위기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제이슨 마틴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한 오승환은 빠르게 베이스 커버에 들어갔고, 오재일에게 공을 건네받은 뒤 직접 베이스를 밟아 대기록을 완성했다.

2005년부터 19년간 쌓은 전인미답의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대기록의 순간이었다.

오승환은 프로 첫 해였던 2005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해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2007년에는 KBO리그 역대 최단경기(180경기) 100세이브 기록을 세웠고, 2011년 8월 12일 대구 KIA전에서 대망의 200세이브를 올렸다. 29세 28일, 334경기만에 200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은 구대성(전 한화, 37세 11개월 12일, 432경기)의 최연소, 최소경기 200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2012년 김용수 전 중앙대 감독의 227세이브를 넘어서면서 마침내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 1위로 올라섰다.

이후 해외 무대 도전에 나선 오승환은 끝판왕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2014년부터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에서 2년간 80세이브, 2016년부터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4년간 42세이브를 적립했다.

2020년 KBO리그로 복귀한 오승환은 그해 6월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했다. 2021년에는 44세이브를 챙기며 만 39세로 리그 역대 최고령 40세이브와 리그 최초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했다. NPB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지닌 이와세 히토키(407세이브)를 뛰어넘어 아시아인 통산 최다 세이브를 달성했다. 한·미·일을 통틀어 500세이브를 달성한 선수는 오승환을 비롯해 마리아노 리베라(652세이브)와 트레버 호프먼(601세이브)밖에 없다.

그러나 올해 오승환은 고전했다. 시즌 초반부터 난조를 보였고, 개막 첫 달인 4월 중간 투수로 자리를 옮겼지만, 구위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결국 2군행에 나서면서 은퇴설까지 나왔다.

오승환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달 3일 키움과 경기에서 데뷔 19년 만에 첫 선발 등판에 나선 것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당시 오승환은 5이닝 3실점, 73개의 공을 던지며 다시 감각을 찾은 듯 하다.

이후 마무리로 다시 돌아왔고, 세이브를 적립했다. 그리고 이날 대망의 대기록이 작성됐다.

앞으로 22세이브만 더하면 리그 최초의 기록이 또 하나 완성된다.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다. 마무리투수 역사의 산증인인 오승환이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기록 달성 후 오승환은 구단을 통해 "'500번 팀의 승리를 지켰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뿌듯한 기분도 든다. 세이브라는 기록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 끝나고 팀 동료들과 더 즐기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다음 목표도 밝혔다. 그는 "다음 목표는 KBO 400세이브 기록이다. 팀 승리를 지키다 보면 팀 성적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무엇보다 블론 세이브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고 강조했다.

[오승환 6일 대구 NC전 9회 올라와 공을 던지고 있다. 오승환이 한미일 500세이브 달성 후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환이 통산 한미일 400 세이브를 달성하고 강민호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오승환이 300세이브를 달성했다, 오승환이 200세이브를 앞두고 있다. 오승환의 100세이브 달성 시절. 사진=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DB]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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