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현역 최고의 명장들인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과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이 대망의 한국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맞대결한다.
'야구의 신'이라는 의미의 별명 '야신(野神)'으로 불릴 정도로 현역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김성근 감독과 47세에 3번째 우승에 도전하며 40대 젊은 감독의 기수로 꼽히는 선동열 감독은 21세기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장들이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번 치러진 한국시리즈에서 현역 감독 중 김성근(2007, 2008) 감독과 선동열(2005, 2006) 감독만 2차례 이상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는 감독이 우승횟수만큼은 21세기 최고 감독이 되는 셈이다.
최다 우승 감독들이지만 공교롭게 포스트시즌에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선 감독이 삼성 지휘봉을 잡고 2년 연속 우승컵을 거머쥔 2005, 2006년에 김성근 감독은 '야신'이 아니라 '야인'이었고 김 감독이 2007년 SK 사령탑으로 취임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할 때는 삼성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에 패해 맞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200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SK와 삼성이 맞붙은 적이 있지만 당시 사령탑은 조범현 KIA 감독과 김응룡 삼성 사장이었고 2002년 김성근 감독이 LG 사령탑으로 김응룡 감독과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할 땐 선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 명예홍보위원이었다.
4년동안 3번이나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SK지만 올 시즌만큼 손에 땀을 쥐며 우승을 거머쥔 적도 없다. 삼성이 시즌 막판까지 무서운 상승세로 SK를 추격했기 때문이다. 시즌 전부터 "삼성의 투타 밸런스가 가장 좋다. 선동열 감독이 선입견을 버리고 키운 어린 선수들의 힘이 넘쳐난다"고 삼성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던 김성근 감독은 삼성이 두산을 플레이오프에서 힘겹게 제압하고 올라온 후에도 "삼성이 올라올 줄 알고 있었다"며 상대의 강함을 인정했다.
실제로 올 시즌 모든 팀에 우위를 점한 SK와 가장 접전을 벌인 팀이 삼성(10승 9패)이다. 지난 7월 초까지 SK가 7할 가까운 승률을 올리며 역대 한 시즌 최다승과 최고 승률을 갈아치울 기세로 상승세를 타던 때에도 삼성에게만은 상대 전적이 뒤질 정도로 올 시즌 내내 SK의 거의 유일한 대항마였다.
김성근 감독과 선동열 감독은 타력보다 투수력에 승부를 건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SK는 팀 세이브가 가장 많고 평균자책점과 이닝당 주자허용률(WHIP)도 가장 적다. 삼성은 KIA 다음으로 피홈런이 적으며 평균자책점·이닝당 주자허용률이 SK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는다는 신화를 시즌 막바지까지 이어갈 정도로 불펜이 강하다. '벌떼 야구'로 상징되는 SK 불펜도 마찬가지다.
큰 경기에서 베테랑의 경험을 중시하면서도 깜짝 신예 스타를 기용해 적중시켰던 '야신'과 미래와 세대교체를 위해 젊은 선수들을 중용해 '선동열의 아이들'을 키워내며 '돈으로 우승한다'던 예전 삼성이 들었던 비난을 잠식시킨 '태양'이 최고 감독 자리를 놓고 벌일 꿈의 한국시리즈는 15일 오후 6시 문학구장에서 막을 올린다.
[사진 = 김성근 SK 감독(오른쪽)과 선동열 삼성 감독]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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